경제·금융

현철씨 대북프로젝트 개입했나

◎“차기 재창출 겨냥 획기적인 관계개선 원한듯”/한보의 황해­김책제철 투자계획 막후 추진설각계 고위층 인사와 국정활동에 폭넓게 간여한 것으로 알려진 김영삼대통령의 차남 현철씨가 대북 프로젝트에도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16일 한겨레신문이 공개한 「황해제철소 및 김책제철소 투자계획」이라는 문건에 따르면 한보측은 총 2억8천8백만달러(약 2천4백억원)의 대북투자를 계획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계획은 코크스와 유연탄 등 제철원료를 중국에서 구입해 북한 제철소에 들여보낸 뒤 생산된 선철을 국내로 반입하는 것으로 용광로 설비개량과 발전소 건설투자도 포함돼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홍지선 북한실장은 이와 관련, 『북한 황해제철과 합작사를 운영하고 있는 조선족기업 흑룡강성 민족경제개발 총회사의 최수진 사장이 제철원료인 코크스를 공급하고 황해제철이 만든 선철을 가져가 임가공을 할 수 있는 업체를 주선해 주도록 요청해 지난해 8월 한보를 소개해 줬다』고 밝혔다. 홍실장은 이어 『양사간에 거래가 이뤄져 작년말 한보와 북한간에 2백50만달러 상당의 제철원료 공급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보그룹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철씨의 대북 프로젝트 추진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같다』고 말했다. 현철씨는 한보의 대북 운수업 투자사업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중국 연변용흥집단공사 최원철 회장은 현철씨가 지난 95년 10월께 한보와 시범사업으로 대북 운수업 투자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서울에 온 자신과 수차례 만나 한보의 대북진출을 적극 도와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고 밝혔다. 최회장에 따르면 한보는 이때 위장 중소기업을 대리인으로 내세우는 대신 계약이행을 보증한다는 이면계약을 체결했다. 한편 현철씨의 실질적인 자금관리인으로 지목돼온 이성호 전 대호건설사장이 대리인을 내세워 설립한 (주)동보스테인레스가 포항제철의 스테인레스강 국내판매권을 따낸 사실도 드러나고 있다. 대호건설은 국내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연변선호기업집단(이철호 총경리)을 통해 나진·선봉지대 공단개발이용·임대권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철씨는 이밖에도 ▲94년 남북정상회담 준비작업 ▲95년 북경 쌀회담 ▲2002년 월드컵 남북공동유치를 위한 1백만달러 상당의 밀가루 대북지원 ▲황장엽 비서의 망명 등에도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철씨가 차기정권 재창출을 위해 가장 확실한 방법은 남북 정상회담과 같은 획기적인 남북관계 개선밖에 없다는 인식에서 공조직과 사조직을 동원해 이같은 대북 프로젝트를 추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임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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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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