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주력산업 中긴축 태풍] 철강서 해운까지 전방위확산

"일시적 현상 아닐것" 더 걱정<br>철강업계 가격급락 비상…해운도 벌크 물동량 감소<br>中저가원자재 밀어내기에 중소영세업체는 고사 위기


“지난 4~5월 중국으로 들어갈 예정이던 벌크선 물량이 중국정부의 수입규제 조치로 잠정 연기됐다. 이 같은 조치가 이제부터 시작일 수 있다.” 국내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중국의 긴축정책 여파가 심상치 않게 펼쳐지고 있다며 이렇게 전했다. 중국발 ‘긴축경제 쇼크’로 국내 산업계의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다. 당장 유화업체들은 공장을 멈추거나 감산에 돌입했고 철강업체들도 가격하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동안은 중국으로 몰려드는 상품 및 원자재와 중국에서 쏟아져 나가는 상품물량으로 호황의 끝을 모르던 해운업계까지 물동량 감소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경우 감산 등으로 ‘중국발 쇼크’를 흡수할 여지가 있지만 그렇지 못한 중소 영세 원자재업체들은 몰려드는 저가 중국산 원자재 물량 때문에 고사위기에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중국발 긴축 주의보’ 울렸다=이달 초 철근 공급가격은 50만6,000원으로 3월의 53만1,000원에 비해 2만5,000원 가량 하락했다. 해당 업계에서는 “중국산 저가 철근가격과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가격인하를 단행했다”며 “하지만 중국산 철근가격과는 여전히 톤당 4만원 가량 차이가 벌어져 있어 고민”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4월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4ㆍ13 긴축정책’이 발표된 후 올초까지도 이렇다 할 변화가 감지되지 않았으나 최근 철강ㆍ유화ㆍ시멘트ㆍ해운 등 전방위에 걸쳐 ‘중국발 긴축’의 영향이 위세를 떨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충격을 받고 있는 곳은 중국 비중이 높은 원자재시장. 화섬원료인 테레프탈산(TPA)은 현지 화섬업계의 감산으로 공급이 넘치면서 가격하락 추세에 접어들었다. 실제로 4월 말 톤당 900달러 하던 TPA 가격은 5월 720달러로 하락했다. TPA 메이커인 유화업계는 수급균형을 위해 생산라인을 일시 중단시켰지만 전체 흐름상 추가 감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 ‘2차 구조조정’ 얘기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시장에 의존해 호황을 누려온 국내 원자재 생산업체가 한순간에 거대한 판로를 잃게 될 처지”라며 “가격경쟁력도 떨어져 내수시장에서도 환영받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나가는 소나기는 아닐 것’=초호황을 누리고 있는 해운업계도 중국의 긴축에 따른 물동량 감소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해운 벌크운임지수는 지난해 12월 6,136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지난 5월 말에는 3,366포인트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중국으로 향하는 원유 등 벌크수송 물동량이 일시에 연기된 데 따른 것”이라며 “오는 7~8월이면 회복될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은 사태가 어떻게 흐를지 몰라 추이를 지켜볼 뿐”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중국발 긴축쇼크가 한국경제의 취약한 경제구조를 다시 한번 노출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TPA를 원료로 쓰는 화섬업계 관계자는 “TPA 가격이 떨어져 국내 유화업계의 호황이 단기적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국내 유화업체가 고사할 경우 장기적으로 TPA를 원료로 쓰는 화섬업계도 중국에 대한 의존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돼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관련 업종간 파트너십 구축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실제 조선-철강업계는 최근 상생협력을 전격 선언하고 철강제품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한 공조에 합의하는 등 ‘파트너십 구축’ 노력이 가시화하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이 이제는 원자재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전환하고 있어 국내 철강제품이 가격경쟁력을 잃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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