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동의보감] 춥다고 움츠리지 말자

추위를 감내하는 훈련, 건강한 생명위해 필수

절기상 소한에서 대한에 걸친 1월 중순 날씨가 혹독하기 이를 데 없다. 소한에 생긴 얼음은 대한이 되어야 녹는다고 하는데 올 겨울은 정말 소한에서 대한까지 이 시기가 제대로 추위를 동반하여 겨울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듯하다. 당장 추위에 떠는 사람들로서야 추위가 빨리 지나갔으면 싶을 것이고, 요즘 불경기에 따른 심리적 체감온도를 감안하면 더더욱 매정스럽다. 하지만 인간은 겨울답게 충분히 추운 이런 날씨에 오히려 감사를 드려야 할 지도 모른다. 겨울 초입까지도 사라지지 않고 극성을 부리던 도시의 모기들은 수년 내 계속된 이상 난동(暖冬)의 결과다. 예전에 없던 조류독감이 철새들 사이에 만연되고 이것이 집에서 기르는 가금류까지 확산되어 온 세계가 조류독감 공포에 시달렸던 일도 따지고 보면 겨울답지 않은 겨울과 함께 찾아 든 자연환경의 재앙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재앙이 인간의 환경파괴에서 비롯된 일이든, 이해할 수 없는 자연의 변덕에서 비롯된 일이든 겨울이 겨울답게 추워지지 않는다는 것은 건강한 자연 생태의 유지를 위해 심히 우려스러운 일이다. 겨울이 지나가도 해충이나 바이러스 세균들이 소멸되지 않으니 해마다 병충해가 심화되고 그만큼 인간은 새로운 화학 약품들을 더 만들어내야만 했다. 사철 혹한의 날씨가 지속되는 남극대륙에서는 독감에 걸리는 일이 없다고 한다. 바이러스조차 살아 남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년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에서는 여름의 쨍쨍한 햇볕과 겨울의 혹독한 추위가 번갈아 나타나며 키울 것은 키워주고 없앨 것은 없애주는 자연의 관리자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이런 곳에 사는 생명체들은 저마다 생리적 적응체계를 갖춰 덥거나 추운 계절에 적응해왔는데, 만일 이러한 생리적 메커니즘에 문제가 생긴다면 여름에는 더위에 병이 들고 겨울에는 추위로 병이 들어 허약하고 위태로운 생활을 모면키 어렵게 된다. 사회가 도시화되기 이전의 시대를 생각하면 영하 10도 정도의 날씨에서도 어린 아이들은 즐겁게 그 추위를 즐길 만한 적응력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이 정도 날씨에 적응이 안돼 감기를 달고 사는 경우가 많아졌다. 도시 공해라든가 아파트 같은 주거환경이 본래 갖고 있는 생체 적응시스템을 교란시킨 대가이다. 춥다고 움츠리지 말고 추위를 감내하는 훈련은 건강한 생명을 위해 필수적이다. 이은주ㆍ강남구 역삼동 대화당한의원장ㆍ한국밝은성연구소ㆍdaehwad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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