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관투자가 매도세 일단락되나

지난달 중순 이후 증시를 짓눌러온 기관투자가들의 매도공세가 눈에 띄게 약화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8일 오전 11시36분 현재 기관투자가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57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하며 이틀 연속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또 코스닥시장에서는 16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지속하고 있으나 매도 강도는 크게 약화됐다. 이는 기관이 최근 계속된 순매도로 현금 보유비중이 높아진 가운데 코스피지수의 급락 위험이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기관의 순매수세가 지속되려면 원.달러 환율, 국제유가, 미국 증시 등대내외 변수들이 안정을 찾아야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기관 매수 여력 강화 = 기관은 증시 폭락이 시작된 1월17일 이후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조원과 5천53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1천194억원, 코스닥시장에서 2천39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과 크게 대조된다.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천89억원어치를팔았지만 코스닥시장에서는 5천20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기관은 그러나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19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데 이어 이날도강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에는 프로그램 매도가 2천억원에 육박했던 점을 감안하면 프로그램을 제외한 기관의 순매수가 2천억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프로그램 매수가 252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기관의 순매수 규모는 5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코스닥시장에서는 전날 221억원어치의 순매도에 이어 이날은 순매도 규모가74억원으로 줄었다. 기관의 이 같은 입장 변화는 주가의 추가 하락 위험이 줄어드는 가운데 최근 계속된 매도로 보유현금이 늘어나 매수여력이 강화된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주식형펀드는 1월 중순 이후 폭락기를 거치는 과정에서 1월24~25일, 2월1~2일 등 4일만 자금유출이 있었고 나머지 기간은 계속해서 자금이 유입돼 펀드환매우려가 일단락됐다. 또 지난 6일에는 주식형펀드로 자금유입액이 2천220억원에 달해 증시 폭락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연구위원은 "증시가 급락과정을 거치면서 주가의 가격 매력이 높아진 가운데 추가 하락 위험이 줄어들었고 기관은 자금여력이 늘어나 기관의순매수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관 순매수 지속 여부는 불투명 = 기관이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환율, 유가, 해외증시 등이 우호적인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1월 폭락장에서 버팀목 역할을 하다 최근에는 `팔자'로 입장을 전환한 외국인이매도세를 지속하거나 원.달러 환율이 950원대로 급락하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에 육박하는 사태가 발생하면 기관의 매수세가 이어지기 힘들다는 관측이다. 이들 변수는 기업실적과 증시의 수급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관이 이들 요소를 무시하고 매수를 지속하기는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또 주식형 펀드로 자금유입 여부도 기관의 움직임에 결정적 요인이 될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위원은 "코스피지수가 1,300 초반에서 방어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며 1,330선에서 기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대내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아직 기관이 순매수 기조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김주형 연구위원은 "기관이 아직 더 살 여력은 있다고 판단되지만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유입 여부와 대외 변수들의 움직임을 더 살펴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대우증권 이영원 투자전략파트장은 "기관이 연속 매수에 나서는 것은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외국인이 계속 주식을매도하고 환율, 유가 등이 불안정한 모습을 지속하면 기관 매수세가 이어지기 힘들것"이라고 말했다. ◆지수 움직임 박스권 전망 = 코스피지수는 대내외 변수들이 유동적이고 수급상황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당분간 1,300~1,400의 박스권에서 등락을 지속할것으로 전망됐다. 김주형 연구위원은 "주식시장의 가격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찾아가고 있지만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어 박스권 등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강현철 연구위원도 "확실한 상승 모멘텀이 없어 기간 조정 형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원 파트장은 "현재 시장은 조정의 연장선에 있으며 변동성이 줄었다고 보기힘들다"고 지적하고 "아무래도 위험을 줄이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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