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통신서비스↔장비제조업 「상호진출」 가능성

◎PCS등장이후 물밑작업 가속화 내년 실현될수도통신 서비스업체는 통신장비 제조업에 참여할 수 없는가. 통신업계에 묵은 관심사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에는 서비스업체가 장비시장에 진출하거나 장비업체가 서비스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하지만 정보통신부 장관의 허가를 얻을 경우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은 셈이다. 그동안 일부 업체들은 언젠가는 이 규제가 풀릴 것으로 예상, 상대 영역으로의 시장 진출을 물밑에서 꾸준히 추진해 왔다. 이 문제가 다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개인휴대통신(PCS) 때문. PCS가 등장하자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은 단말기 확보에 걱정이 생겼다. 단말기 공급을 삼성전자, LG정보통신, 현대전자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PCS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경우 이들 제조업체가 PCS에 대한 단말기 경량화와 성능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단말기가 가입자 확보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우려는 충분히 근거가 있다. SK텔레콤이 지난 9월 미국 퀄컴사와 기술제휴한 것도 이같은 불안이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도 서비스시장 진출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SK텔레콤이 단말기시장에 진출하는데 대해 겉으로는 반발하지만 그 강도가 그리 높지 않다. SK텔레콤의 장비시장 진출이 허용되면 나중에 자신들이 서비스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명분이 커지기 때문. 삼성전자는 일단 서비스시장 진출 시기를 IMT―2000(미래공중육상이동통신)이 시작되는 2002년께로 예상하면서 시장여건에 따라 국내 서비스업체를 인수해 진출 여건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전자도 최근 신세기통신의 소액주주들이 내놓는 주식을 집중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서비스시장 진출의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SK텔레콤과 삼성전자는 이미 LG그룹이 장비(LG정보통신)와 서비스(LG텔레콤)시장에 진출해 있다는 점을 강조, 다른 업체에 상호 진출을 막는 것은 명분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문제는 한 회사가 서비스와 장비 생산을 같이 할 경우 계열사에만 물량을 공급하거나 가격을 낮추는 불공정 경쟁의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정보통신부는 이 때문에 계속 규제해야 한다고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이같은 불공정거래는 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기능을 통해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정보통신부의 한 관계자도 사견임을 전제, 『상호 진출을 막을 명분이 사라지고 있어 규제가 풀리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대선을 앞둔 시점이어서 아직 본격적인 의견 표출을 피하고 있는 업체들은 차기 정부가 시작되는 내년 초께면 강력한 주장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백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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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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