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생활비 빌리려는 서민들 문의 줄이어

신청책은 개인 1,000만원, 사업자 2,000만원선

사무직에 종사하는 40대 초반 직장인 김모씨는 생활 문제로 급전이 필요하던 차에 금융기관에 있는 지인으로부터 26일 ‘햇살론’을 빌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김씨는 자신의 신용등급이 5등급으로 비교적 양호한 편이어서 대출자격에 미달할 줄 알았지만 26일 경기도 일산의 한국투자저축은행 지점에서 1,000만원을 빌릴 수 있었다. 그는 저신용자는 아니었지만 월 소득이 120만원으로 낮은 저소득계층으로 분류돼 햇살론 대출 자격을 얻게 된 것이다. 김씨가 받은 대출 금리는 연 10.6%. 김씨는 햇살론 덕분에 대부업체나 제 2금융권에서 고금리로 돈을 빌리지 않게 돼 이자 상환부담을 덜게 됐다. 26일 햇살론이 저축은행ㆍ농협ㆍ수협ㆍ신협ㆍ새마을 금고 등 전국의 서민금융기관에서 본격 시판되면서 김씨와 같이 생활자금을 빌리려는 서민들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경우 인터넷으로만 이날 오전에 300여건의 대출 신청이 들어왔고, 본점에만 해도 150여통의 문의 전화가 이어졌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주요 지점에도 오전부터 햇살론 대출을 묻는 전화가 이어졌다. 이 저축은행 삼성동 지점의 경우 오전에 시간당 십여건씩의 전화 문의가 접수됐다. 이 지점 유장은 행원은 “주로 개인 고객들의 생활자금 대출 문의가 많았고 사업자 고객분들도 간혹 사업용도로 급전을 빌릴 수 있는 지 묻는 경우가 있었다”며 “대출 신청액은 개인의 경우 대체로 1,000만원, 사업자의 경우 2,000만원선이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신협이나 농협 등 다른 서민기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일반적인 생활용도 이외에 기존의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서민대출로 갈아타려는 환승 수요가 상당수를 차지했다. 영등포 농협 지점에서 ‘햇살론’ 1호 대출자가 된 이모씨의 경우 지난해 주식투자 실패로 인해 여러 캐피털사로부터 20~30%대의 고금리로 수 천만원의 빚을 지고 있었다. 신용등급이 떨어져 제1금융권을 이용할 수 없었던 그는 이번 기회에 햇살론 1,000만원을 10.3%의 금리로 빌릴 수 있었다. 이씨는 “햇살론으로 기존의 고금리 대출을 갚게 되면 연간 150~200만원 정도의 이자 비용을 덜 수 있게 된다”며 기뻐했다. 햇살론에 대한 반응은 이처럼 첫날부터 뜨거웠지만 기대에 비해 대출자격에 대한 홍보와 대출 접수시스템 준비가 다소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대출 자격 요건을 자세히 몰라 직접 은행창구를 들렀다가 발길을 돌리거나 전화문의만 하고 마는 경우가 상당하다는 게 각 서민금융기관 창구 담당자들의 설명이다. 한국투자저축은행 일산지점의 정성희 주임은 “근로자 대출문의 고객 중에선 4대 보험이 적용되거나 근로소득세 원천징수영수증을 발급받을 수 있는 직장인에게만 햇살론이 적용되는 것으로 잘못 알 고 계신 분들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중앙회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햇살론의 대출 자격 요건에 해당하는 지 미리 확인할 수 있다”며 “은행에 직접 문의하기 전에 해당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대출자격과 절차를 처음부터 상담 받는 불편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접수창구에선 갑자기 몰린 대출 문의를 감당할 정도로 전산 시스템이 제대로 준비가 안된 경우도 볼 수 있었다. 인천 지역의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자영업자의 경우 신용보증재단으로부터 대출 가능 여부가 확인돼야 대출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신보재단의 업무 폭증으로 대출 결정에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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