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통화당국 대외발언 금융시장서 안먹힌다"

"신뢰도 하락-정부발언은 영향력 감소요인"

우리 통화당국의 대외발언이 통화정책 수단으로제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는 선진국 통화당국이 대외발언을 통해 금리조정없이도 정책의도를 전달하고있는 것과 대비된다는 평가로, 오는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콜금리 조정을 앞두고 눈길을 끌고있다. 7일 한은에 따르면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손욱 교수 등은 최근한은 금융경제연구원이 발간하는 '경제분석'에 기고한 '통화정책 발언과 금융시장의발언' 논문에서 우리 통화당국의 대외발언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비교적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평가했다. 손 교수 등은 지난 99년 5월부터 2004년 12월까지 통화정책방향에 대한 정책 당국의 발표 또는 발언과 관련된 138건의 언론보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가령 한은이 통화정책을 긴축기조로 전환한다는 발언을 내놨을 때 원화 가치와주가는 일시 하락한후 원래 수준으로 복귀했으며 양도성예금증서(CD)와 국고채 수익률도 의미있는 변화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논문은 우선 통화당국의 발언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즉, 이 기간에 11차례 콜금리가 조정됐는데 정책당국이 사전에 명확한 시그널을보낸 경우는 3차례에 불과해 대외발언이 있더라도 시장에서 이를 정책신호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우리 통화당국의 정책금리 결정이 금리인상에 소극적인 '상방 경직적'인데다 금융시장이 선진국에 비해 비효율적이어서 정책의도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것 등도 이유로 꼽혔다. 또 정부가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잦은 의견 개진을 함으로써 정작 통화당국의발언이 교란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손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통화당국의 발언으로 정책금리를 변경하지 않고도 금융시장에 대한 정책방향을 전달할 수 있으나 우리나라는 이런 부분이 부족하다"며 "특히 정부의 발언은 통화당국 신호의 영향력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나타났다"고 말했다. 한편 손 교수가 이 기간에 연합뉴스 기사에서 검색한 통화정책 관련 발언 138건가운데 긴축기조와 완화기조를 시사한 발언이 각각 20건이었으며 나머지 98건은 기조유지 발언이었다. 발언 주체별로는 금통위가 6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한은총재 40건, 기타가 29건으로 각각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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