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공기업까지 땅장사하나"

■ 은평뉴타운 고분양가 부채질<br>"다른 지역까지 불똥 번질 것" 내집 꿈 멀어진 서민들 비난<br>"정부가 마지노선 내놓은 셈" 민간 업체들도 가격인상 채비



‘서민 주거안정이 목적이라는 뉴타운이 무슨 평당 1,500만원이나 되나.’ 다음달 분양하는 은평 뉴타운의 분양가가 최고 평당 1,523만원이나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기업까지 땅 장사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당초 1,300만~1,400만원 수준일 것으로 전망됐던 분양가가 예상을 웃도는 수준으로 책정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양가는 올 하반기 민간기업이 분양할 예정인 파주ㆍ용인 등 수도권의 분양가 상승을 부추길 뿐 아니라 은평에 이어 향후 개발될 예정인 서울시 뉴타운 30여곳과 그 인근 아파트 가격까지 부채질할 것으로 보여 서민층의 내 집 마련을 더욱 어렵게 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SH공사는 다음달 분양 예정인 은평 뉴타운의 분양가는 1,151만~1,523만원이라고 발표했다. 이철수 SH공사 사장은 “34평형은 70% 이상이 기존 주민에게 공급되기 때문에 분양가격을 분양원가로 결정했지만 국민주택 규모를 초과하는 41평형 이상은 유주택자도 청약할 수 있는 만큼 약간의 이윤을 더해 분양가를 결정했다”며 “인근 불광동 현대홈타운도 1,350만원에 분양했는데 여기는 거기보다 훨씬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암동에서 1,240만원에 분양했는데 2년 전하고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 아니다”며 “하지만 분양원가를 공개하면 민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공개하진 않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SH공사는 물론 서울시에 대한 청약자들의 비난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 민간 시행업체 사장은 “업체들 입장에서 볼 때 정부가 공영개발로 공급하는 아파트 분양가는 그 지역 분양가의 최저 마지노선을 제공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민간업체의 분양가를 깎아야 하는 입장에 있는 지자체 스스로 고분양가를 정당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판교 신도시에 이어 은평 뉴타운까지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임에 따라 하반기 예정된 민간업체의 분양가도 슬금슬금 오를 전망이다. 한라건설이 파주 운정 신도시에 공급하는 아파트가 평당 1,400만원 안팎으로 분양승인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진 상태이고 오는 11월 GS건설이 공급하는 용인 성복지구 GS자이와 삼성건설이 용인 동천지구에 분양하는 동천 래미안도 최근 분양가 추이를 주시하며 분양시기를 저울질하는 중이다. 또한 포스코건설이 시공하는 송도국제업무단지 더?氷아?꼿컵?도 높은 분양가가 예상되고 있다. 판교~은평~파주~용인~송도로 이어지는 고분양가 릴레이에 정부가 도화선이 된 셈이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뉴타운사업도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이면서 뉴타운 지정지구와 주변지역의 집값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정부가 주도하는 판교 신도시와 은평 뉴타운이 파주ㆍ용인ㆍ송도 등 민간업체가 공급하는 좋은 입지의 분양가와 차례로 분양가 상승고리를 형성하면서 주변 집값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며 “서민주택 안정책이 어느 정권보다 많이 나왔지만 서민층의 내 집 마련은 더욱 요원해진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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