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 청문회에 도요다 아키오 사장까지 불려나갈 정도로 도요타 리콜 파문이 확산된 데는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급가속 사고가 결정적이었다.
지난해 8월 렉서스 350 세단에 타고 있는 교통경찰관이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가속페달이 말을 듣지 않는다"며 절규하던 상황을 911(한국의 119)에 보낸 전화 녹음내용이 지난 1월말 TV방송과 유튜브를 통해 생생히 전달되면서 도요타 리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도요타가 또 다시 발생한 샌디에이고 급가속 사고로 수렁에 한걸음 더 들어섰다. 특히 이번 사고는 진위여부가 불투명한 단순 신고를 통해 드러난 것이 아니라 급가속신고를 받은 교통경찰이 출동해 가까스로 참사를 면해 도요타는 제2차 샌디에이고 후폭풍에 휩쓸릴 조짐이다.
미 언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고속도로순찰대(CHP)에 8일 오후 1시 30분께 샌디에이고 카운티의 8번 고속도로에서 2008년형 프리우스가 급가속으로 시속 90마일(약 145㎞)로 질주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순찰대는 20여분간 프리우스 자동차를 따라가면서 당황한 운전자에게 확성기로 비상 제동장치를 걸면서 엔진을 꺼 속도를 줄이는 방법을 알려줘 가까스로 자동차를 세울 수 있었다.
프리우스 운전자 제임스 사이크스는 프리우스를 도요타 서비스센터로 가져갔으나 리콜대상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듣고 돌아온 지 2주 만에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사이크스씨가 사고 당시의 다급했던 순간의 밝힌 기자회견 내용은 유튜브 등 동영상을 타고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도요타는 샌디에이고 사고가 나기 불과 몇 시간 전 캘리포니아주 토런스 북미지사에서 가진 공개검증행사에서 전자제어장치 결함 때문에 급가속이 발생할 수 있다고 의회증언을 한 데이비드 길버트 남일리노이대 교수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바 있어 더욱 궁지에 몰리고 있다.
도요타의 차세대 하이브리드 승용차인 프리우스는 지난달 북미시장에서 도요타 차량으로는 유일하게 10% 판매가 늘어난 차종이다.
미 교통당국은 조사반을 급파, 급가속 사고 원인규명에 착수한 가운데 도요타가 조만간 프리우스에 대해 두 번째 리콜을 실시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한편 도요타가 대량 리콜 사태로 치러야 할 비용이 갈수록 불어나 50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WSJ이 전문기관 등을 인용,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