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北, 6자회담 '강온 양면전략'

국제여론 추이따라 초강수-협상참여등 고도 심리전 펼쳐


북한이 6자 회담에서 협상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강온 양면 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협상 참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 ‘핵보유 선언’이라는 초 강수를 둬 분위기를 일순간에 변화시키는가 하면, 국제 여론이 악화되면 ‘협상 참여 의지’를 내비쳐 이미지에 나서는 등 고도의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 북한은 2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외무성 비망록을 발표하고 6자 회담에 대한 북측의 입장을 밝혔다. 이 비방록은 협상 불참의 당위성에 대해 강력히 피력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협상 참여의 가능성을 열어 두는 등 북한의 양면 입장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북한은 먼저 비망록 제 1항에 “우리는 6자 회담이건 조미 쌍무회담이건 미국과 마주앉을 그 어떤 명분도 없다”며 “조미 핵 문제는 부시 행정부의 극단한 적대시정책의 산물로 그 해결의 기본열쇠는 미국이 적대시정책을 조미 평화정책으로 바꾸는 데 있다”면서 미국을 압박했다. 북한은 또 한 걸음 나아가 “우리는 미사일 발사보류에서도 현재 그 어떤 구속력도 받는 것이 없다”며 앞으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음을 미국, 일본, 한국 등을 향해 밝혔다. 이는 최근 일본의 대북 제재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비망록은 특히 “요즘 일본은 미국에 추종하여 그 무슨 ‘무조건적인 회담 복귀’요 ‘체제’요 뭐요하며 분수없이 놀아대고 있다”며 “원래 일본은 미국의 철저한 하수인으로 6자 회담에 참가할 자격도 없다”며 강력히 비난했다. 그러나 동시에 온건한 입장을 밝혀 협상 참여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비망록은 끝부분에서 “조선반도의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우리의 원칙적 입장에는 의연히 변함이 없다”며 “미국이 믿을만한 성의를 보이고 행동하여 6자 회담이 개최될 수 있는 조건과 명분을 마련한다면 우리는 어느 때든지 회담에 나갈 것이다”고 발표했다. 외교가에서는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지난 2일 “상황이 새롭게 변하고 있다”고 말하고, 스콧 매클렐런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1일(미국시각) “북한이 최근 회담에 복귀하기를 원하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발표하는 등의 참여 압박 여론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번 비망록이 나왔다는 점에서 미국의 변화를 촉구하는 심리전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 달 10일에도 갑자기 핵 보유를 선언해 회담 참여를 주장하는 국제 여론의 압박을 한번에 뒤엎었고, 불참으로 인해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김정일 위원장이 참여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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