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희극을 엄선해 연달아 선보이는 '제1회 대학로 코미디 페스티벌'이 두달 동안 대학로 일대에서 펼쳐진다. 한국공연예술센터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에는 '공연장이 웃는다'는 주제 아래 대학로 간판 극단 7곳이 참여해 내년 2월 6일까지 희극 대표작을 차례로 무대 위에 올린다.
지난 2005년 시작된 '희극 연극제'를 확대 개편한 이 행사는 상업적 개그 공연이 넘치는 대학로에서 순수 희극이 주는 재미를 되살려보겠다는 취지로 셰익스피어와 몰리에르 등 유럽의 고전 희극부터 국내 중견 및 신예 연출가들이 내놓은 창작극까지 다채로운 공연이 선보인다.
첫 무대의 주인공은 50년 역사의 극단 실험극장으로, 오는 26일까지 프랑스 고전 희극 '피가로의 결혼'을 올린다. 오는 21~26일에는 극단 수레무대가 프랑스 정통 코미디 '스카펭의 간계'를 앙코르 공연한다. 정략결혼을 거부하고 비밀 연애에 빠진 청년들이 꾀쟁이 하인 스카펭에게 뒤처리를 의뢰하면서 벌어지는 속고 속이는 소동을 유쾌하게 그려낸다.
한국연극연출가협회는 오는 29일부터 내년 1월 6일까지 셰익스피어의 로맨스 희극 '사랑의 헛수고'를 선보인다. 원작은 유럽 나바르 왕국과 프랑스 귀족 여인들의 사랑 이야기지만 한국식으로 각색해 조선 왕족과 양반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민중극단은 오는 30일부터 내년 1월 9일까지 극작가 고(故) 이근삼의 풍자 소극(笑劇) '국물 있사옵니다'를, 연희단거리패는 내년 1월 8일부터 16일까지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를 각각 공연하며 '유쾌한 유령'(내년 1월 14~23일), '처음처럼- 못된 사나이의 파란만장 좌충우돌'(내년 1월27~2월6일) 등도 선보인다. 피가로의 결혼(아르코예술극장, 2만~7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작품은 대학로예술극장에서 공연되며 티켓은 1만 5,000~2만원선이다.
대학로코미디페스티벌측은 "명작 희곡의 진수를 통해 생각하며 웃는 재미, 촌철살인의 웃음, 오랜 역사에도 변치 않는 계층에 대한 풍자, 교묘하게 짜인 타이밍의 해학, 현장예술만이 가질 수 있는 배우와 소통하는 재미 등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