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증시불안 부동산 불안(사설)

주가가 연 7일째 큰 폭으로 떨어지더니 종합주가지수가 6백80대선에서 겨우 멈춰 섰다. 2일 주식시장은 전날보다 6.58포인트 오른 6백88.78포인트로 마감됐다. 증권업협회의 증시부양책 건의로 내리막 행진이 일시 진정된 것이다. 그러나 언제 또 떨어질지 모르는 불안한 장세다.이날 증시는 널뛰기 장이었다. 외국인 투자가들의 매도우위와 미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다시 오르면서 장중 한때 6백71선까지 폭락한 것이다. 지난 5월12일 6백72.10을 기록한 이후 4개월만이다. 그만큼 증시가 탈진해 있다는 증거다. 지금 우리나라는 대기업들의 연이은 부도사태로 금융권으로부터 돈 얻어쓰기란 하늘의 별 따기처럼 힘들다. 이 판국에 주가속락으로 직접 자금조달의 기회마저 봉쇄됐다. 이만저만한 사태가 아니다. 증시의 위기이자 자금시장의 위기다. 요 며칠새 외국인투자가들은 증시에서 보유물량을 대거 투매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연 4일간(매매일 기준) 1천94억원이나 되는 주식을 팔아치웠다. 1천94억원은 외국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시가총액 18조5천9백83억원의 0.6%에 불과하나 상징성이 크다. 외국인들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시가총액의 13%다. 이들이 증시를 떠난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경제에 대한 불안과 위기극복 정책에 대한 불신의 반증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한층 얼어붙게 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주가속락의 근본 원인은 장기적인 경기불황 탓이다. 대기업들의 부도에 이어 기아사태가 결정타를 가했다. 금융및 외환불안 등이 가세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동남아제국의 외환위기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면초가인 셈이다. 증시에서 빠져 나간 돈이 갈 곳은 뻔하다. 금융권과 사채시장, 그리고 부동산이다. 현재는 비교적 안전한 은행쪽에 머물러 있지만 언제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어갈지 시한폭탄이나 마찬가지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달에 접어들면서부터 심상치 않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오름세로 돌아섰다는 소식이다. 그나마 안정됐던 부동산 시장이 꿈틀대기 시작한 것이다. 부동산은 물가를 선도한다는 점에서 적기에 잡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연말의 대통령선거와 맞물려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증시가 안정을 되찾아야 한다. 결국 대책수립은 정부의 몫이다. 지금까지 정부대책은 항상 기회를 놓쳐 약효가 먹혀들지 않았다. 외국인투자한도 확대라든가 장기 주식보유자에 대한 비과세시행, 근로자저축한도액 확대 등 안정대책이 필요하다. 실기해서는 안된다. 무엇보다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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