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와 아이칸, 법정 공방 쟁점은?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KT&G와 칼 아이칸이 사외이사 선출 및 집중투표제 실시 방안을 놓고 치열한 법정 공방을 펼쳤다.
9일 오전 대전지법 304호 법정에서는 아이칸 측이 제기한 'KT&G 주주총회결의금지 가처분신청'과 관련, 공개변론이 실시됐다.
이날 공개변론에서 아이칸 측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에버그린은 "KT&G의 일반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사외이사 후보에 대한 '분리투표'는 주주제안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9명의 사외이사 후보 전원에 대해 '일괄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버그린은 "아이칸 측 안에 따르면 14%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면 사외이사 1명을, 33.4%와 44%를 확보하면 각각 2명과 3명의 후보를 선임할 수 있지만 KT&G 안에따르면 44% 이상 지분을 확보해도 1명의 사외이사만 선임할 수 있다"며 "이는 아이칸의 주주제안권과 집중투표제에 의한 이사선임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에버그린 측은 2005년 2월 현재 집중투표제 대상인 매출액 2조원 이상 상장법인 78개 회사 중 전체의 63%인 49개 회사가 '일괄투표' 방식을채택하고 있다고 제시했다.
에버그린 측은 "신세계나 LG필립스LCD, 대우증권 등의 주총을 살펴보면 감사위원과 사외이사를 동시에 선출하지 않고 임기 중인 사외이사가 주총에서 별도 안건으로 감사위원에 선임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G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서정은 "증권거래법상 감사위원 사외이사 선임 시에는 3% 이상의 지분에 대해서는 의결권이 제한되므로 '분리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서정 측은 "신청인이 요구한 것은 3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고 집중투표제를 실시하자는 것인데 KT&G는 이를 모두 수용, 아이칸 측 후보를 일반 사외이사후보로 추천하는 동시에 집중투표제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정 측은 "주주제안 당시에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만 요구하다가 이제 와서 일반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사외이사 후보를 단일화하자는 문제 제기는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한국상장회사협의회도 그동안 주총 시범 자료집과 주식업무 실무가이드 등을 통해 감사위원은 일반 사외이사와 구별해서 선임해야 한다고 제시한 바 있고, 금융감독원 담당자 역시 2006년 주총 운영대책 특별연수에서 '분리투표'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고 서정 측은 강조했다.
서정 측은 이어 "에버그린 주장과 달리 49개 회사 중 국민은행과 신한지주 등일부 회사를 제외한 42개 회사는 정관에서 집중투표제를 배제하고 있으며, 포스코와삼성증권, 현대증권, 조흥은행 등 다수의 회사가 일반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사외이사에 대해 '분리투표'를 실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에버그린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신세계와 아시아나 등이 재직 중인 사외이사를 다시 감사위원으로 선임한 것이 아니라 임기가 만료된 사람을 감사위원 사외이사후보로 추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변론에 아이칸 측 법률대리인으로는 법무법인 대륙과 에버그린 등이참석했고, 법무법인 서정과 세종, 새날 법무법인이 KT&G 측 변호를 맡았다.
공개변론이 마무리되면 오는 15일 법원의 최종판결이 내려질 예정이다.
입력시간 : 2006/03/09 0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