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애나 전 영국 왕세자비의 목숨을 앗아간 교통사고 당시 사고 차량을 운전했던 운전기사 앙리 폴이 프랑스 비밀정보국의 요원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선데이 타임스 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스티븐스 전 런던경찰청장이 이끄는 다이애나비 교통사고 조사단은 프랑스 국내정보국인 DST에 앙리 폴에 대한 모든 "요원 관리" 파일을 넘겨달라고 요청했다고 이신문은 전했다.
런던경찰청의 소식통은 "폴이 프랑스 비밀정보국을 위해 일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교통사고 당일 폴이 프랑스 정보국 상사들을 위해 모종의 일을 했는지 여부를 밝혀내려 하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 정보당국의 비협조로 아직 이 서류를 건네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고위 소식통은 사고 당일 폴의 행적에 대한 정보와 혈액검사 자료 요청이 프랑스 사법체계의 "심각한 관료주의"로 인해 난항에 빠졌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400만파운드를 들여 2004년 시작된 다이애나비 교통사고 조사작업은 올 하반기를 넘겨 2007년 전에 끝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제의 운전기사 폴은 과거에도 영국의 대외정보 담당 기구인 MI6를 위해 일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적이 있다.
다이애나와 애인 도디 파예드는 1997년 8월 31일 밤 메르세데스 승용차를 타고가던 중 파리 시내 알마교 지하차도 안에서 정면 충돌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운전기사 폴도 현장에서 두 사람과 함께 사망했다.
사고 후 프랑스 경찰은 폴이 허용치 3배가 넘는 알코올을 섭취한 상태에서 파파라치를 따돌리기 위해 과속운전을 하다 일어난 사고라고 결론지었다.
폴은 프랑스 전국 14개 은행에 10만파운드가 넘는 돈을 예치한 비밀 계좌를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 나중에 드러나기도 했다.
도디 파예드의 아버지인 이집트 억만장자 모하메드 알-파예드는 아들과 다이애나가 영국 정보국에 의해 살해됐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