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불황이 주택공급엔 호재?

기업보유 부동산 아파트단지 탈바꿈…과잉공급 후유증도

불황이 주택 공급에는 호재(?) 불황에 따른 자구책으로 기업들이 보유 부동산을 지속적으로 매각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99년 이후 팔린 기업 부지의 70~80% 가량이 아파트 및 주상복합 단지로 개발돼 불황이 오히려 주택 공급에는 호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기업 보유 부동산은 지주가 법인으로 돼 있어 매입과정이 수월한데다 입지와 규모 등 여건도 뛰어나 아파트 부지로서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평가다. 기업 부지,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99년 이후 수두권에서 아파트 부지로 탈바꿈한 기업 소유의 땅과 건물은 30여건에 이른다. 이들 기업 부지를 통해 공급된 아파트는 2만3,000여가구로 서울의 2002~2003년 물량 (2만6,548가구)과 별 차이가 없다. 기업 부지의 아파트 단지 탈바꿈은 99년 이후 본격화 됐다. 당시 영등포구 영등포동의 하이트맥주 공장 부지에서 분양한 아파트가 밤샘 줄서기 풍경을 연출하며 대 히트를 쳤다. 이후 공장 부지의 위력을 실감한 부동산 시행사들은 구조 조정용 매물 확보에 열을 올렸다. 기업 역시 제 값을 받을 수 있다 보니 시행사들에게 앞 다퉈 부동산을 팔았다. 실제 구로구 소재 종근당 부지(2.500가구), 서흥 주철 부지(331가구), 동아산업 주지(450가구) 등이 아파트로 바뀌었다. 이밖에 동작구 신대방동 태평양화학 부지(1,000가구), 도봉구 창동 샘표공장 부지 (960가구) 및 삼풍제지 부지(2,300가구), 강남구 삼성동 주택공사 연수원 부지(330가구) 등 기업 부지에서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한 곳이 서울에서만 20여 곳에 이른다. 경기도 역시 20개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생긴 부지에 14곳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물량 과다 공급의 원인…결국엔 악재=기업 부지에서 공급된 아파트들은 '지상에 차 없는 단지' 등 기존 주택 단지와의 차별성이 부각되면서 인기를 모았다. 넓은 땅에 주택을 짓다 보니 주거환경 개선에 적잖은 기여를 했다는것. 그러나 이 같은 기업 부지의 아파트 단지 변신은 결국에는 악재가 됐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웃 일본의 경우에도 장기 불황을 겪으면서 기업 소유 부동산이 잇따라 주택으로 개발돼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는데 기여했지만 결국에는 과잉 공급에 따른 후유증을 낳았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주택을 위한 택지 확보에 한계가 있어 기업 구조 조정용 부동산의 주택 개발 붐은 부동산 시황에 관계없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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