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막강한 자금·마케팅능력(통신시장 개방 D­100)

◎공격적 경영으로 맞서라/지분제한폭 완화 정부개입 한계로 기업 방어벽 붕괴/해외에 역수출 등 자력생존 불가피통신시장이 개방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무엇보다 국내 시장의 연약한 지반을 뚫고 외국업체들이 대거 몰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연약지반으로는 투자비가 적게 들면서도 짭짤한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 곧 재판매사업과 무선사업분야가 꼽힌다. 많은 외국업체들은 이미 이 분야에서 시장 개방에 대비한 국내 교두보를 마련해 놓고 있다. 이들 업체 외에도 미국의 루슨트테크놀러지와 IDT, 이스라엘의 보컬텍, 캐나다의 알파넷, 비엔나 등도 인터넷폰 분야에서 국내 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이미 진입했거나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1백% 단독 투자가 허용되는 오는 2001년부터는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전화 선불카드에서는 이미 미국의 월드링크, SNS, ICN 등이 상당히 국내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실정이다. 콜백시장에서도 최근 미국 비아텔사가 불법 영업행위로 법적 구속 직전까지 가는 사태를 겪었으나 당장 내년부터 별정통신사업이 허용되면 권토중래를 노릴 전망이다. 무선분야에서는 지분참여를 확대하다 오는 2001년 지분소유 제한이 49%로 늘어날 때 쯤이면 본격적인 공략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동일인 제한이 여전히 33%로 묶이지만 한두개 외국 업체가 합작으로 단독회사를 설립하고 이 회사를 내세워 경영권 장악을 시도할 경우 막을 방법이 없다. 자금력이 약하거나 재무구조가 취약한 업체를 대상으로 한 M&A(인수합병) 시도도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 유선분야도 안전지대로 보기는 어렵다. 한국통신을 제외하고는 대기업들이 소수 지분을 나눠갖고 있는 유선업체들을 대상으로 33%의 지분만 인수하면 경영권을 쉽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통신도 2001년까지 동일인 지분제한이 10%로 묶이지만 시장개방 후에는 이를 높여야 한다는 외국 업체들의 압력이 거세질 것은 뻔한 일이다. 결국 시장개방 후에는 적어도 법적으로는 안전지대가 없어진다는 얘기다. 국내 업체들은 스스로 마케팅능력을 키우고 재무구조를 견실하게 하는 수비방법 밖에 없는 것이다. 이와 함께 시장이 열리면 정부도 개입할 여지가 대폭 줄어든다. WTO(세계무역기구) 협상의 기본정신이 내·외국인 동등 대우, 투명규제, 독립된 규제기관 설립 등이기 때문이다. 결국 국내 통신업체들은 시장이 개방되면 철저한 경쟁과정을 거치며 단련된 외국 사업자들과 싸움을 벌이는 「정글」 속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이 경우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하는 「공격이 가장 좋은 수비」가 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백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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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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