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직격탄" - 내수기업 "선방" ■ '3高'에 제조업 상반기 수익성 악화전기·전자 영업익12% 운수장비등 순익 급감금융업 순익 33.78% 음식료 43.14% 급증美경기둔화 우려로 하반기 실적개선도 불투명 최형욱 기자 choihuk@sed.co.kr 17일 발표된 상장사의 상반기 실적은 국내 수출기업들이 고유가, 원화 강세 등 대외 악재의 직격탄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구나 최근 미국 등 글로벌 경기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 올 하반기에도 기업들의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주 직격탄, 내수주 선전=12월 결산 제조업체의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6.56%에 그쳤다. 1,000원어치 물건을 팔아 65원을 남겼다는 뜻으로 지난해 동기의 80원에 비해 17.5%나 급감한 것이다. 이는 유가급등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출기업들의 원가 부담은 늘어난 반면 원화 강세로 채산성은 나빠졌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말 배럴당 61.1달러였던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지난 6월 현재 73.9달러까지 치솟았고 같은 기간 원ㆍ달러 환율도 1,004원50전에서 948원90전으로 하락하며 수출기업들을 압박했다. 업종별로는 대표적인 수출기업인 전기ㆍ전자의 경우 상반기 영업이익이 12.15% 감소했고 자동차가 포함된 운수장비는 순이익이 7.89% 줄었다. 철강ㆍ금속과 운수창고ㆍ화학 등 원자재값 급등의 직격탄을 맞은 업종들도 순이익이 각각 44.61%, 88.99%, 15.78% 감소했다. 특히 포스코는 상반기 순이익이 45.9%나 급감,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반면 내수 기업들은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금융업종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순이익이 각각 16.16%, 33.78% 늘었다. 건설과 유통ㆍ음식료품 등 대표적인 내수업종도 상반기 순이익이 각각 20.11%, 31.25%, 43.14% 증가해 수출 기업과 대조를 이뤘다. ◇실적회복 기대감 갈수록 낮아져=국내 기업들의 실적은 올 2ㆍ4분기가 바닥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상장사들의 상반기 실적은 원화 강세와 고유가,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으로 악화됐으나 하반기에는 IT와 자동차ㆍ조선 등 주력업종의 실적이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문제는 기업 실적의 개선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더디다는 점이다. 금융ㆍ증권 정보제공 업체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분석 대상인 유가증권시장 191개사의 올 2ㆍ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합계는 각각 142조2,246억원, 11조8,272억원으로 3개월 전 예상치를 각각 6.1%, 20.8%를 밑돌았다. 올 하반기 기대감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이들 증권사는 이들 191개사의 4ㆍ4분기 영업이익에 대해 3개월 전에는 15조837억원으로 추정했으나 최근 1개월 사이에는 14조8,395억원으로 낮췄다. 이 같은 기대치 하향 조정은 유가와 환율 동향이 여전히 불투명한데다 최근에는 경기둔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경기둔화 우려로 금리인상을 중단했고 한국도 경기선행지수 등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성진경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2ㆍ4분기 실적 바닥론이 힘을 얻으려면 미국ㆍ중국ㆍ국내 경기가 연착륙을 해줘야 한다”며 “올 4ㆍ4분기에나 국내 기업들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 10대그룹 실적은 현대重 순익 3,419% 급증 올해 상반기 10대그룹 계열사들의 실적이 극명하게 엇갈린 가운데 현대중공업그룹의 순이익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17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10대그룹 60개 계열사의 상반기 총매출액은 159조61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6.2% 증가한 반면 순이익은 9조5,071억원으로 8.4% 감소했다. 이 가운데 현대중공업그룹과 GSㆍ삼성ㆍSKㆍ한진그룹 등 5개 그룹의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증가하며 선전한 반면 LGㆍ한화ㆍ현대차ㆍ두산그룹 등의 순수익은 크게(40~60%) 감소했다. 특히 현대중공업그룹은 순이익이 지난해 상반기 대비 무려 3,419.71% 급증하며 10대그룹 가운데 단연 두드러진 이익 성장세를 보였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7.98%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현대중공업이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현대미포조선의 순이익이 73.66% 늘어나면서 그룹 전체 순이익도 지난해 상반기 92억원에서 3,241억원으로 증가했다. GS그룹도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7.98% 줄었으나 GS건설(55.43%)과 삼양통상(70.28%) 등 계열사들의 선전으로 순이익이 37.69% 증가했다. 삼성그룹의 순이익도 지난해 상반기 3조5,03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조9,736억원으로 13.43% 증가해 원화강세와 유가급등 등 악재 속에서 비교적 선방했다. 삼성전자의 순이익이 6.29% 증가하고 삼성전기가 흑자전환한 것을 비롯해 삼성물산(268.51%), 삼성중공업(213.70%), 삼성엔지니어링(68.11%) 등 건설ㆍ조선 계열사들의 이익 성장이 돋보였다. 입력시간 : 2006/08/17 1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