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문학과 미술로 보는 세상의 부조리

'귄터 그라스' 展… 갤러리 고도 8일부터

귄터 그라스의 판화 '넙치'

소설 ‘양철북’으로 지난 99년 노벨문학상을 탄 독일 작가 귄터 그라스(79)는 실은 미술학도 출신으로 평생 판화와 조각 제작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는 뒤셀도르프 아카데미와 베를린 조형대학에서 미술을 공부했고 수많은 전시회를 가졌으며 스스로를 ‘미술가로서는 전문교육을 받았고 작가로서는 교육 받지 않은 예술가’라고 불렀다. 수 십 년간 저술활동과 조형작업이 병행돼 하나의 영역이 다른 영역에 영향을 주고 해설돼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그동안 꾸준하게 한국에 그라스의 작품을 소개해온 갤러리 고도가 종로구 명륜동에서 최근 종로구 수송동으로 이전한 것을 기념해 ‘권터 그라스전’을 마련했다. 그의 조형적 성과의 일부를 조망하고 동시에 문학적 업적에 가려진 미술가로서의 모습을 국내에 소개해 예술 일반에서 벌어지는 영역간의 실험이라는 창의적인 사례를 읽을 수 있다. 개구리, 버섯, 뱀장어, 넙치, 달팽이, 깃털 등의 동식물을 크게 확대하거나 환상적으로 표현한 석판화와 동판화 등 판화 38점과 청동 조각작품 5점 등 70~90년대 작품, 그리고 2000년 작 ‘라스트 댄스’ 등이 전시된다. ‘깃털을 부는 남자’ ‘달팽이 눈의 남자’ ‘넙치 속의 남자’ 등은 그의 자화상을 읽을 수 있다. 김순협 갤러리 고도 대표는 “그라스의 재능은 추상적인 관념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하는데 있다”며 “거칠고 자극적으로 드러나는 형태와 선들은 부조리한 현실의 모습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8일부터 28일까지. (02)720-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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