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가평지역에서 구제역이 확인됐다. 여기에 강원도 평창과 충남 천안에서도 잇달아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되면서 한우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강원도까지 뚫릴 위기에 처하게 됐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1일 "경기 가평군 하면 신하리 한우농장에서 접수된 의심신고를 정밀 검사한 결과 구제역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농가는 한우 55마리를 기르고 있다.
특히 가평지역은 국내 최고의 한우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강원도에 인접한 곳이어서 '차단방역'의 성패 여하에 따라 구제역 사태가 전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강원도 평창군 대화면 신2리 한우농장과 충남 천안시 성남면 대흥2리 사슴에서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돼 방역망이 이미 뚫렸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로써 지난 14일 경기 양주의 돼지농가 두 곳에서 구제역이 확인된 후 수도권에서만 양주시ㆍ연천군ㆍ파주시ㆍ고양시ㆍ가평군 등 5개 지역 여섯 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게다가 가평지역 구제역 발생으로 경기 북부 지역은 거의 예외 없이 구제역이 전파된 상태여서 구제역 바이러스가 최대 인구밀집 지역인 서울로 전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날 현재 구제역은 경북의 안동ㆍ예천ㆍ영주ㆍ영양ㆍ봉화ㆍ영덕ㆍ의성과 경기의 양주ㆍ연천ㆍ파주ㆍ고양ㆍ가평 등 2개 시도 12개 지역에서 42건으로 늘어났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구제역 가운데 피해 지역이 가장 넓다. 2000년 3월 발생한 구제역 때는 경기 파주ㆍ화성ㆍ용인, 충남 홍성ㆍ보령, 충북 충주 등 3개 시도의 6개 시ㆍ군에서, 올해 4월 구제역 때는 인천 강화, 경기 김포, 충북 충주, 충남 청양 등 4개 시도의 4개 시ㆍ군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이번 구제역으로 지금까지 1,208농가의 소ㆍ돼지ㆍ사슴ㆍ염소 등 21만7,356마리의 가축이 살처분, 매몰됐다.
농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가평 구제역 발생 농가 한우는 물론 반경 500m 내 가축에 대한 살처분ㆍ매몰 작업을 벌이는 등 방역작업과 구제역 차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