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사막 위 화끈한 여름용 액션

● 영화 ‘사하라’


“어쨌튼 신나면 그만 아니야?” 23일 개봉하는 영화 ‘사하라’의 예고편을 장식하는 주인공의 대사다. ‘사하라’의 핵심을 이보다 더 잘 꿰뚫고 있는 말은 없다. 신나면 그만, 재밌으면 그만이다. 어깨에 힘을 빼고, 머리를 텅 비우고, 2시간 동안 스크린에 펼쳐지는 화끈한 액션을 바라보면 그걸로 충분하다. 물론 극장 문을 나서는 순간 뭘 봤는지 조차 까먹겠지만 말이다. 제목 그대로 영화는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을 배경으로 한다. 여름용 블록버스터 영화에서는 그간 잘 다루지 않았던 공간. 전설 속 보물을 찾아나선 해군 특공대 출신 더크(매튜 매커너히)는 ‘죽음의 함선’을 찾기 위해 아프리카 말리로 향한다. 세계보건기구(WHO) 소속 의사인 에바(페넬로페 크루즈) 역시 전염병 조사 차 말리로 간다. 각자 서로 다른 목적으로 만났지만 이내 놀라운 비밀을 알게 된다. 쫓고 쫓기는 육박전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여름용 블록버스터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영화의 앞뒤 내용은 당연히 맞지 않는다. 아프리카 한복판에서 남북전쟁 유물을 찾아 나선다는 설정부터 관객을 불안하게 시작하는 영화는 극을 이끌고 가는 보물찾기가 허무하게 막을 내릴 때쯤이면 가슴조차 허해진다. 100년 묵은 대포가 날아다니는 헬기를 명중하는 지경에 이르면 자신의 관대함을 시험해 보고 싶은 지경에까지 이른다. 하지만 이런 영화를 두고 ‘줄거리가 약하다’고 말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도 사실 없다. 이 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목숨이 위태로운 순간순간 이들은 완벽한 지략으로 적들과 싸워 나간다. 사막이라고 싸울 공간이 없는 것도 물론 아니다. 영화는 사막에서도 윈드서핑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건 물론, 광활한 사막 그 자체가 멋질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준다. 여기에 아프리카 강을 따라 올라가면서 수상 액션이 펼쳐지고, 보트와 기차, 전함에 헬기까지 동원된다. 구릿빛 피부의 건장한 남자와 섹시함이 물씬 풍기는 미녀는 보너스다. 쉴 새 없이 터지는 폭탄과 유럽, 아프리카 전역을 비추는 카메라는 제작비 1,400억원을 들였다는 걸 자랑한다. 올 여름 개봉하는 블록버스터 중 ‘본능’에 가장 충실한 영화임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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