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인플레 경고등' 켜졌다 고유가·원자재값 급등이 물가상승압력 높여물가지표 일제 상승에 FRB도 우려 표명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세계 경제에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확산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결정에도 불구하고 50달러대의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고, 구리 등 원자재 가격까지 동반상승하며 세계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다소 낙관적인 분석을 내놓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2일(현지시간) 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 후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 시장에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FRB도 인플레이션 우려 표명= FRB는 FOMC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점진적인(measured)’이라는 문구는 유지했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톤을 달리했다. FRB는 최근 몇달간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졌으며, ‘적절한 통화정책이 있으면’ 물가상승 가능성은 절반이라고 지적해 기존의 낙관적인 분석을 접고 물가압력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는 경우에 따라 공격적인 금리인상 정책을 취하지 않을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FRB의 금리인상 정책은 속도와 폭에 있어서는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시장 친화적인 현행 금리수준으로는 물가상승 압력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는 만큼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시그널로 해석된다. ◇원자재가 급등이 인플레이션 주범= 물가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고유가다. 0.4% 상승한 미국 2월 PPI중 식품과 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근원 PPI는 0.1% 오르는데 그쳐 지난 1월의 0.8%보다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실제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가격은 최근 장중 배럴당 57달러에 육박하며 사상최고치를 기록했고, 구리ㆍ니켈 등 비철금속 가격도 10년래 최고수준으로 뛰어오르고 있다. 이 밖에 콩ㆍ밀 등 곡물류와 커피 등의 가격도 급등하면서 물가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 국제원자재 가격 동향을 나타내는 로이터CRB지수는 지난 8일 24년래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해당 상품 17개 중 16개가 모두 올라 올들어 평균 13.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곳곳에 물가경보= 최근 발표되는 미국 지표들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뚜렷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22일 미국 노동부는 2월 생산자 물가지수가 전월보다 0.1% 포인트 높은 0.4%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예상(0.3%)보다도 0.1% 포인트 높은 것으로 그만큼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지난달 수입물가는 0.8% 급등했으며, 최근 1년간 수입물가 상승률은 6.1%에 달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이상에서 움직이고 달러약세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압력이 이어질 경우 올해 PPI는 2.8%, CPI는 2.5%로 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리먼브러더스 등 월가(街) 투자은행들은 지난 2003년 이후 물가 오름세가 점점 빨라지고 있어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올해는 FRB가 설정한 잠정 목표(1~2%) 상한선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봇?서정명 특파원 vicsjm@sed.co.kr 입력시간 : 2005-03-23 17: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