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휴대폰 ‘무한가격경쟁’ 서곡/한통프리텔, PCS보증금 폐지

◎기존휴대폰 초긴장 통화요금 더내릴듯/가입비+단말기값 총 22만원에 ‘OK’「내리기에서 없애기로」 PCS(개인휴대통신) 사업자인 한국통신프리텔은 30일 발표한 「PCS 016」 요금계획에서 모든 가입자를 대상으로 보증금을 완전 폐지키로 해 통신업계에 적잖은 쇼크를 던져주고 있다. 통신서비스분야의 가격파괴 경쟁이 급기야 「인하」에서 「폐지」로 전환되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갈데까지 간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통신사업자들의 가격경쟁이 「가격파괴」에서 「가격지우기」로 바뀌는 신호탄으로 불릴 만큼 이번 보증금 폐지의 파장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그야말로 무한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한국통신프리텔이 폐지한 「보증금」은 현 SK텔레콤이 한국이동통신이었을 때 마련된 제도. 당초 통신망 확장에 필요한 투자를 가입자가 부담하는 「설비비」와 불량 가입자 발생을 예상한 사업자가 영업 위험을 가입자에게 미리 지우는 「보증금」 두가지 명목이 합쳐져 있었다. SK텔레콤은 신세기통신이라는 경쟁자가 새로 진입하자 65만원에 달했던 설비보증금을 지난해 2월 20만원으로 대폭 내린 바 있다. 지난 6월에는 SK텔레콤이 PCS에 대응, 가입자가 보증금 20만원을 보증보험료 2만원만 내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신세기통신도 이를 따랐다. 이동전화에 대한 차별화가 당면과제인 LG텔레콤과 한솔PCS는 한술 더 떠 보증금을 10만원으로 낮추고, 보증보험에 들면 1만7천원 정도만 내는 것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통신프리텔은 이동통신 가격파괴 경쟁이 에스컬레이트되는 속에서도 요금전략을 내비치지 않고 관망만 했다. 그러다 이번에 보증금 폐지, 업계 최저수준인 10초당 19원의 통화요금을 골자로 한 비장의 요금카드를 내밀었다.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 LG텔레콤, 한솔PCS 등 한국통신프리텔의 라이벌들은 이에 상당히 당혹해 하는 표정이다. 전혀 예기치 않았던 펀치를 맞은 듯한 분위기다.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은 이에 대응, 8월초 7% 안팎의 요금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LG텔레콤과 한솔PCS는 월 기본료가 각각 1만5천원, 1만5천5백원으로 한국통신프리텔의 1만6천5백원보다 싸다는 점을 내세우며 매달 내는 요금은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보증금 폐지의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이 태풍을 만난 것과는 달리 한국통신프리텔의 보증금 폐지는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기대감과 낯선 느낌으로 PCS를 보고 있는 소비자 입장에선 10만원 정도의 보증금 폐지로 PCS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한층 덜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이제 한국통신프리텔의 PCS서비스에 최저 22만원이라는 파격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가입할 수 있다. 가입비는 5만원이지만 오는 9월말까지 예약가입하면 할인 적용되는 2만원에다 20만원짜리 단말기만 사면 되기 때문이다. 기존 이동전화에 신규 가입할 때 최저 40만원 정도(디지털 휴대폰 신제품을 구입할 경우)가 드는 것에 비하면 PCS는 「반값」수준이다. PCS와 이동전화가 주파수와 음질만 다를 뿐, 본질적으로 동일한 서비스라는 점에서 보면 이같은 가입 비용의 격차는 비정상적으로 여겨질 정도다. 정보통신부도 이동전화와 PCS가 동일한 서비스로 규정한 바 있다. 같은 물건이라는 얘기다. 「같은 물건에 2배의 가격차이」가 발생하는 현실이 벌어지고 있다. 기존 이동전화쪽에서 지나친 폭리를 취했거나, 아니면 PCS사업자들이 무모한 가격경쟁을 감행하고 있거나 둘중 하나다.<이재권 기자> ◎인터뷰/이상철 사장/“불량고객은 5%뿐 95% 우량 고객에 보증금 징수 부당” 이상철 한국통신프리텔 사장은 30일 정보통신부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보증금 전면 폐지를 골자로 한 「PCS 016 요금계획」을 발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보증금을 폐지하게 된 배경은. 『보증금제도는 요금을 제때 안내는 불량 고객이 있을 것을 예상해 사업자가 만든 제도로 영업 위험을 고객에게 전가한 것이다. 그러나 불량 고객은 전체의 5% 밖에 안된다. 나머지 95%의 우량 고객에게 보증금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 최근 등장한 보증 보험제도 역시 사업자가 응당 내야 할 것을 고객이 대신 떠맡는 격이다. PCS를 조기에 전국민의 보편적 서비스로 정착시키기 위해 보증금을 폐지키로 결정했다』 ­불량가입자의 요금 체납에 대한 대책은. 『은행과 신용카드를 통한 자동 이체, 한국통신의 전화요금 고지서와 합산 청구 등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중이다. 상습적인 체납자에 대해선 신용정보기관에 내역을 통보해 금융거래에 불이익을 받게 할 방침이다』 ­8월 시험서비스, 10월 상용화가 무리한 일정이 아닌가. 『지난 4월부터 조기 서비스를 위한 작업을 추진했다. 10월 상용화 시점에선 전국 인구 대비 95% 수준의 지역에서 016 PCS서비스를 받게 될 것이다』<이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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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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