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예정이 꼬이다

제3보(32~54)


이창호쪽에서 먼저 범실이 나왔다. 백32가 그것. 백32는 흑진의 약점을 은근히 노린 수였는데 창하오가 흑33, 35로 외곽을 정비하면서 ‘어디 약점을 추궁할 테면 해보라’는 태세로 나오자 졸지에 이창호의 예정이 꼬이고 말았다. 흑진의 약점은 가의 자리. 이곳을 쳐들어가는 것이 백으로서는 득의의 수가 되고 흑으로서는 꺼림칙하기 짝이 없는 수가 되는 법이다. 그런데 막상 흑이 실전의 흑33, 35로 간접보강을 하고 나니 그곳을 쳐들어갈 수가 없게 되었다. 쳐들어가면 참고도1의 백1 이하 14까지인데 백이 얻은 실리보다 흑의 외세가 훨씬 유력해지기 때문이다. 애초에 백32로는 참고도2의 백1로 어깨를 짚었어야 했다. 그것이면 백5까지가 예상되는데 이 코스라면 백이 비교적 활발한 모습이다. 예정을 변경한 이창호는 40으로 끊어 전단을 모색했다. 그러나 이 전투는 흑이 도리어 환영이었다. 특히 45로 시원하게 뛰어나와서는 흑이 아주 편해졌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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