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면세점 명품백 '그림의 떡'

잇단 가격인상으로 구입은 가능해도 반입은 불법 ‘기현상’ “면세점에서 ‘샤넬2.55’ 같은 메이커의 대표 상품은 살 수가 없어요.” 국내 주요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명품 ‘잇백(대표 가방)’들이 국내 명품족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면세점은 그 동안 백화점에 비해 같은 상품을 25%가량 싸게 구입할 수 있어 국내 명품족들에게는 쇼핑천국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하지만 최근 샤넬을 필두로 디올, 입생로랑 등 주요 명품업체들이 환율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가격을 올린 탓에 샤넬 등 주요 모델들은 내국인 1인 면세 한도액을 초과해 공식적으로는 구매가 불가능해졌다. 20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명품의 대명사인 샤넬2.55백은 더 이상 롯데, 신라 등 주요 국내 면세점에서는 공식적으로 살 수가 없게 돼버렸다. 지난 1일 샤넬이 대표상품인 2.55백을 포함해 주요 상품을 최대 60만원 가까이 올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샤넬 빈티지 2.55라지 백은 539만원에서 558만원으로, 미디엄 사이즈는 498만원에서 510만원으로 대폭 올랐다. 이 밖에 샤넬의 스테디셀러인 ‘클래식 케비어(미디엄사이즈)’도 가격이 408만원에서 463만원으로 13%, 클래식 라인인 ‘캠스킨 백(미디엄 사이즈)’도 463만원으로 5%가량 인상됐다. 이로써 샤넬백은 평균 가격이 400만원대를 훌쩍 넘으면서 국내면세점에서는 공식적으로 살 수 없는 브랜드가 됐다. 국내 면세점에 출국할 경우 1인 기준으로 살 수 있는 최대 금액은 3,000달러로 현재 환율로 계산할 경우 360만원 선이기 때문이다. 샤넬의 경우 불과 2~3년 전만해도 300만원 대에 머물러 명품족들 사이에서는 ‘비싸지만 그래도 살 수 있는’ 브랜드로 인식돼왔다. 실제로 2.55백 라지사이즈의 경우 2008년 초만해도 334만원으로 면세점의 베스트 상품이었다. 하지만 샤넬이 환율과 무관하게 2008년 11월에 이어 지난해 11월, 그리고 올 7월의 세 번의 가격인상을 단행하면서 300만원대의 가방이 600만원으로 면세점과는 인연을 끊게 됐다. 샤넬 뿐 아니라 루이비통의 신상품도 국내 면세점에서는 ‘공식적으로’ 구입할 수 없다. 루이비통이 올 초 내놓은 신상품 ‘마히나라인 솔라’의 경우 제일 작은 사이즈(PM)은 373만원, 큰 사이즈(GM)는 427만원으로 면세점 1인 한도액인 360만원대를 훌쩍 넘는다. 올해 6월에 내놓은 ‘마히나 스텔라’도 427만~469만5,000원으로 국내 면세점에서는 공식적으로 구입할 수 없다. 지금은 환율이 1,200원으로 그나마 안정적이지만 환율이 치솟을 경우 국내 면세점에서 살 수 없는 명품 백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명품족 사이에서는 ‘1인 최대 3,000달러’라는 구매한도액을 두고 ‘데드라인’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직장인 김선희(28ㆍ가명)씨는 “명품 업체들이 환율과 무관하게 연례행사 처럼 가격을 올려도 면세점 말고는 그나마 싸게 사 수있는 뾰족한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며 “면세한도액을 초과하는 물건을 구입하고 세관에서 적발당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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