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8.31대책 6개월] ① 반쪽의 성공

정부가 부동산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야심차게내 놓았던 8.31대책이 나온지 반년이 지났으나 시장에서의 효과는 당초 정부의 기대에는 못미치는 `반쪽의 성공'에 그치고 있다. 강남 재건축, 판교신도시 개발로 촉발된 강남권 및 판교 인근 분당.용인 지역의아파트값 폭등을 진정시키는데 일시적인 효과를 거두기는 했으나 그 약효가 오래가지 못하고 최근 강남권을 중심으로 시장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소형평형과 중대형평형간 가격차이가 더 벌어지는 양극화현상은 더욱 가속화됐고 한쪽을 규제하면 다른 지역 집값이 상승하는 이른바 `풍선효과'도 계속되고 있다. ◇8.31 효과 = `부동산투기는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로 참여정부가 명운을 걸고추진한 8.31대책은 아파트가격의 급등세를 잡아 당장 `발등의 불'을 끄는 데는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장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오래가지 못하고 강남권과 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름세를 타면서 `8.31 대책'으로 요약되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아직도 시장에 확실한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 114에 따르면 대책이 발표되던 작년 8월 전국의 아파트값은 전월보다 0.18% 올라 6월의 1.97%, 7월의 1.24% 상승률과 비교하면 상승세가크게 수그러들었다. 이어 9월에는 0.15% 하락했으며 10월에도 0.10% 떨어졌다. 그러나 11월에 0.20% 오르면서 상승세로 돌아선 아파트 가격은 12월에 0.42%,올 1월에 0.84%로 상승폭을 더해갔다. 특히 많이 오른 지역은 서울과 신도시, 경기도 등으로 1월 상승률이 각각 1.38%,1.18%, 0.76%였다. 그러나 나머지 시도는 상승폭이 크지 않아 서울, 경기 등 수도권지역이 아파트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형국이다. 서울에서 8.31대책 이후 6개월 동안 아파트값 상승률이 높은 지역을 보면 양천구( 8.26%), 용산구(7.59%), 영등포구(5.88%) 등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신경을 곤두세운 강남권도 많이 오른 편이다. 강남구가 4.63%, 서초구 4.91%, 송파구 4.56% 등으로 서울시내 평균인 3.84%를 훨씬 웃돌았다. 경기도에서는 용인(4.63%), 김포(3.85%), 성남(3.05%) 등의 상승률이 높다. ◇강남 재건축아파트가 도화선 = 아파트 값의 상승세 반전은 강남 재건축 규제에 대한 관련 부처간 또는 중앙정부와 지자체간의 불협화음과 엇박자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강남지역의 재건축아파트는 일부 단지가 고층으로 지을 수 있도록 된 데이어 용적률 완화 움직임도 감지되면서 값이 들썩였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최근 3종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을 210%로 확정하는 등 불확실성을 없애고 재건축 아파트규제 를 강화하자 이번에는 일반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도 8.31 대책 직후에는 하락했다. 서울만 보면 대책이 발표된 8월에 0.86% 하락한 데 이어 9월에 3.82%나 떨어졌다. 이어 10월에도 0.77% 하락했다. 그러나 11월에 2.35%, 12월 1.27%, 1월 3.53% 올라 같은 기간 서울지역 아파트전체의 상승률 0.49%, 0.74%, 1.38%를 크게 웃돌았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8.31조치 이후 6억원대까지 빠졌던 31평형이 지난달8억-8억5천만원으로, 8억대까지 하락했던 잠실주공 5단지 34평형은 10억원을 회복한것이 단적인 예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리서치센터장은 "작년 말부터 아파트 가격이 다시 오르기 시작한 것은 재건축아파트가 도화선이 됐다"면서 "재건축아파트 가격이 바닥을 쳤다는심리가 형성된 상황에서 재건축 관련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어우러진 결과"라고 말했다. ◇ 양극화 부작용..중대형만 올라 = 8.31대책 이후 아파트 가격은 중대형 아파트의 상승률은 높은 반면 소형 아파트 가격은 거의 오르지 않는 양극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보유세 강화와 양도소득세 중과 등에 따라 적은 평수의 집을 여러 채 보유하기보다는 중대형을 한 채 가지고 있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의 분석에 따르면 작년 9월 이후 현재까지 전국의 아파트 가격은 2.60% 상승했으며 평형대별로는 20평형미만이 0.36%, 20평형대가 0.80%로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다. 그러나 30평형대는 2.41%, 40평형대는 3.98%, 50평형이상은 5.82% 올라 넓은 평수일수록 상승률이 높았다. 서울시만 놓고 봐도 전체적으로 3.68% 상승한 가운데 20평형 미만이 0.76%, 20평형대가 1.70%, 30평형대가 3.44%, 40평형대가 4.71%, 50평이상이 6.56%로 같은 흐름을 보였다. 이에 따라 소형아파트를 가진 서민들이 더 넓은 아파트로 옮겨가기는 갈수록 힘들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등 부작용도 노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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