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국정부] 자국철강업체 편법지원

AIIS는 이번 조사자료를 통해 미국의 연방 및 주정부들이 한계기업으로 평가되는 중소 철강업체들에 보조금, 대출보증, 신규업체에 대한 법인세환급 등 모든 형태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일부 주정부들은 자신들이 발주한 공공사업에서 아예 외국산 철강제품 사용을 제한한 것으로 나타나 큰 충격을 던져 주고 있다.더욱이 공기업까지 중소 철강업체들에 대한 지원에 가세해 자국 산업보호에 관한 한 미국은 전방위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연금보험공사는 납세자들의 세금을 재원으로 20억달러의 중소 철강업체 발행 채권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들 철강업체는 대부분 채산성 확보가 어려운 한계기업들로 정상적인 채권발행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연방 및 주정부로부터 1억6천만달러의 보조금을 받은 제네바사는 올들어 파산, 미국내에서도 거센 파문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미국정부의 이같은 지원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미 올들어 미국의회는 10억달러 규모의 특별대출보증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 프로그램은 경쟁력을 상실한 중소 철강업체들을 위한 것으로 오는 2,000년 대통령 및 의회선거를 앞두고 집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업체들에 대한 지원에 주정부들도 연방정부에 못지않은 열성을 보인다. 주정부들은 신규 철강설비에 대해 저금리대출, 법인세환급, 근로자 훈련 자금지원 등을 제공중이다 . 철강업체들에 대한 연방 및 주정부의 지원은 미국내에서도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미국 정부가 경쟁력을 상실한 기업들에 혈세를 지원, 국민들의 세금을 낭비하고 있을뿐 아니라 철강설비의 과잉을 불러 일으켜 우량 철강업체들의 존립기반을 위협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존 레플러 걸프 스테이트 스틸 최고경영자(CEO)는 『이제 보조금 문제에 관한 한 정부는 논의의 초점을 미국밖에서 미국내로 이동해야 한다』고 지적한 후 『보조금 등 정부의 각종 지원이 미국 철강업계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고 정부를 비난했다. AIIS의 이번 자료는 미국에 철강을 수출하는 한국 등에는 호재로 평가된다. 미국내 이익단체가 먼저 연방 및 주정부들의 편법적인 지원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자료가 큰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철강제품 관련 대외협상에서 미국은 교역상대국들에 종전만큼 고압적인 자세를 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뿐 아니라 일본, 유럽연합(EU) 등은 세계무역기구(WTO) 뉴 라운드 협상이나 다자간철강협정(MSA) 추진과정에서 미국정부의 이같은 불공정 관행에 대해 공세의 고삐를 바싹 조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문재기자TIMOT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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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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