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질서를 바로 잡는 반칙 규제자가 반(反)시장주의자로 몰리는 경우가 적지 않아 안타까웠습니다" 3년 임기를 모두 끝내고 민간으로 돌아가는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이 9일 퇴임사를 통해 재임 기간의 마음 고생을 털어놓았다.
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공정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지난 3년을 돌이켜보면 뿌듯하고 보람된 일이 많았지만 반시장적인 것이 시장적인 것으로 위장해 시장적인 것을 매도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재임 기간 재벌 개혁과 정부의 경쟁제한적 규제 개선을 추진, 대기업과 자주 충돌했고 정부 내부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다.
그는 하지만 "시장경제 선진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시장경제의 수호자'인공정위"라며 "시장의 발전에 변화와 혁신으로 대응하고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인생사에 명암이 있듯이 인사 적체 문제 해소, 예산 확충 등 직원들의 뒷바라지를 충분히 못했고 많은 대화의 시간을 갖지 못하는 등 미흡한 점도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공정위 직원들은 강 위원장에게 자신들이 쓴 서명집과 사진첩, 행운의 열쇠 등을 선물했다.
민간 출신 첫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취임했던 강 위원장은 임기를 모두 채우고 떠나는 첫 공정거래위원장이라는 기록을 갖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