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잭슨식 비즈니스」/권구찬 산업1부 기자(기자의 눈)

『약속과 틀리다. 돌아가겠다.』지난 18일 극비방한한 마이클잭슨이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과정에서 취재진에 포착되자 쌍방울측에 거세게 항의하며 한 말이다. 가수가 아닌 비즈니지스맨으로 방한했다는 그는 한국 체류기간 내내 협상파트너인 쌍방울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잭슨측은 방한에 앞서 「방문사실과 스케줄, 방문목적에 대한 비밀보장, 보도진 접근 차단」을 전제조건으로 요구하고 『이것이 지켜지지 않으면 즉각 돌아가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실제로 김포공항에서 보도진이 접근하자 『가겠다』는 바람에 쌍방울이 그를 설득하느라 진땀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무주리조트에서의 일정은 「럭비공」이었다. 스케줄은 일방적인 통보였다. 쌍방울은 그의 비위를 건드릴까봐 눈치를 살피고 있다. 잭슨측이 풀어 놓을 보따리를 기대하면서 지극정성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잭슨의 취향을 파악해 그가 묵고 있는 특실에 오색풍선 수백개를 매달았고 이도 모자라 거실 한켠에는 전자오락기까지 갖다 놓았다. 잭슨의 방한에 대해 여러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5천억원 투자설이 나오는가 하면 한차례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현재로서 확실한 것은 그가 무주리조트에 대한 투자문제를 쌍방울과 협의하기 위해 내한했다는 사실 하나뿐이다. 「잭슨 비즈니스」를 보면서 분명히 짚고 싶은게 있다. 비즈니스의 기본은 상호신뢰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인 조건을 요구하거나 협상파트너를 깔보는 태도를 취한다면 기본이 깨지는 것이다. 현재의 잭슨식 비즈니스는 그가 어떤 보따리를 풀어놓든 상호신뢰를 전제로 한 협상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성형수술로 콧대를 높인 것으로 알려진 마이클잭슨의 콧대가 유난히 높아보인다. 추락하는 한국경제를 보는 외국의 시각처럼 느껴져 씁쓰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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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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