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콤,주요주주군 지분 40%이상 확대검토/업체 요구수준·이해달라 위법성시비 조짐도『지분이 2백%이면 좋겠다.』 시내전화 컨소시엄을 주도하고 있는 데이콤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컨소시엄이라는 「판」을 새로 짤 필요성도 강조했다. 데이콤은 제2시내전화사업권 경쟁에서 갖은 우여곡절 끝에 그랜드컨소시엄을 만들어내는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정작 이제는 주주들에 대한 지분배정문제로 골머리가 지끈거린다.
주주들의 요구지분이 워낙 많은 까닭이다. 컨소시엄은 사업권도 따기 전에 「자사 이기주의」라는 암초에 걸렸다.
당초 데이콤은 주주를 ▲주요주주 ▲중견주주 ▲소액주주의 3개 군으로 나눠 각각 40%, 30%, 30%씩 배정한다는 방침이었다. 주요주주는 4% 이상, 중견주주는 1∼3%, 소액주주는 1% 미만이라는 윤곽만 정했다.
그러나 최근 컨소시엄 참여신청 접수를 끝낸 결과 주요주주군에만 최대주주 데이콤, 2대주주 한전을 비롯 삼성 현대 대우 SK텔레콤(구 한국이동통신) 온세통신 두루넷 금호 신원 등 13개 기업이 명함을 내밀었다. 중견주주는 팬택 등 24개 기업, 소액주주는 4백30개에 달한다.
특히 주요주주군의 경우 13개 희망기업들이 요구하는 지분은 최소 4%, 최대 9.9%다. 이들의 요구지분만 합쳐도 1백%에 육박한다. 이들로만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도 있을 지경이다.
데이콤은 애초 주요주주를 7∼8개로 잡고, 40%를 배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1, 2대주주인 데이콤(10%)과 한전(8∼9%)을 빼고 남은 21∼22%의 지분 내에서 주요주주 희망기업을 죄다 수용할 경우 삼성 등 나머지 11개 기업에는 산술적으로 2% 남짓한 지분밖에 돌아가지 않는다는 계산이다. 이는 「지분 4%이상이 주요주주」라는 원래의 구상과도 맞지 않는다.
반면 SK텔레콤의 경우 요구지분이 9.9%에 이르고 빅3 재벌그룹 삼성·현대·대우가 각기 7∼8%씩을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컨소시엄 구성을 놓고 막판에 데이콤과 경합하던 두루넷은 6%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머리 큰 기업들의 지분다툼이 치열해짐에 따라 컨소시엄이 내분에 빠지거나, 사업권 획득후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남길 것이라는 우려도 일각에서 새나오고 있다. 「제2의 데이콤」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예컨대 그동안 한전과 동일인임을 줄기차게 강조해 온 두루넷에 대해 요구대로 6%를 줄 경우 한전과 두루넷지분을 합치면 14%다. 반면 법정 동일인 한도는 10%여서 두루넷이 차지할 지분을 둘러싼 위법성여부에 대한 시비도 일 조짐이다. 또 주요주주군에 속한 모그룹의 경우 중소·중견기업들을 대거 동원, 위장지분을 다량 확보해두려 한다는 소문도 파다하게 나돌고 있다.
때문에 데이콤으로선 컨소시엄을 안착시키기 위해 주요주주 희망기업중 일부를 중견주주군으로 내려보내든가, 아니면 요구치를 상당폭 수용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처지다.
데이콤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주주들이 자기몫을 주장하기보다 사업권 획득, 한국통신과 싸울 수 있는 경쟁력확보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하고, 『주요주주군에 배정할 지분을 소폭 늘리는 대신 특정주주가 기업을 소유,지배할 수 있는 여지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밝혔다.<이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