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은행권, 부실채권 투자 시장 '싹쓸이'

공동 배드뱅크 유암코 등서 상반기 전체규모 절반 사들여

올해 상반기 부실채권 투자시장에서 은행권이 싹쓸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인 시장 강자였던 저축은행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심각한 타격을 입자 은행권이 그 틈새를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부실채권 공개 매각에서 은행권 공동 배드뱅크인 유암코와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인 우리F&I 등이 2조원에 달하는 매각 계약을 체결해 전체 계약 규모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지난 6월 말까지 은행권 부실채권 공개매각 규모는 약 4조8,000억원(17건)이다. 이 가운데 유암코는 기업ㆍ하나ㆍ우리ㆍ신한ㆍ국민ㆍ부산은행과 농협 등의 부실채권을 비롯해 3,290억원 규모의 30개 법정관리기업 특별채권도 인수했다.


우리F&I 역시 상반기 중 외환ㆍ신한ㆍ기업ㆍ부산은행ㆍ농협 등의 부실채권 매각에서 1조원이 넘는 물량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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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해 부실채권 시장의 강자였던 저축은행들의 실적은 저조했다. AIG계열의 미국의 파인트리ㆍGE캐피탈ㆍ토마토저축은행ㆍ현대스위스저축은행 등은 올 상반기 각각 1∼2건의 낙찰에 그쳤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대규모 PF대출 부실로 인해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면서 부실채권 투자여력이 크게 약화됐다"며 "올 들어 유암코 등 은행계 부실채권 투자 전문회사들이 은행권 물량을 소화한 것도 저축은행들의 투자규모가 줄어드는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말까지 은행권 부실채권 시장에 '큰 장'이 설 것으로 보인다. 국민ㆍ우리은행 등은 내부적으로 작업반을 구성해 올 하반기에만 1조원 안팎의 PF대출을 추가로 줄이기로 하는 등 은행들이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떠오른 부동산PF 대출을 전면적으로 손보기로 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6월 말 기업 신용위험평가를 통해 부실기업을 본격적으로 솎아내기 시작한데다 PF 대출의 잠재부실 부분을 손실로 분류하기로 했다"며 "유암코를 비롯한 은행권 부실채권 투자회사들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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