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스타 캐디들 잇단 결별통보 '왜?'

싱-업무과중·판박이 일상… 세리·팔도-성적부진 충돌

스타급 골퍼 사이에 때아닌 ‘결별’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비제이 싱(42ㆍ피지), 박세리(28ㆍCJ), 닉 팔도(46ㆍ영국) 등이 그 주인공들로 최근 전담 캐디와 헤어진 것. 이들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추며 찰떡 궁합을 과시해온 ‘바늘과 실’이었던 데다 팔도를 제외하면 전성기나 다름없는 시기에 관계를 정리, 다소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 헤어진 배경이나 결별 이후 선수들의 성적에 대한 궁금증이 일고 있다. 세계랭킹 1위 싱과 5년 여 동안 호흡을 맞춰왔던 정상급 캐디 데이브 렌윅(영국)은 12일 더 이상 싱의 백을 메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유는 과중한 업무와 판에 박힌 일과. 영국 에딘버러의 집에 머물고 있는 렌윅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싱과 함께 일하는 것은 너무 재미가 없다. 비록 그 덕분에 많은 돈을 벌었지만 아침 저녁으로 연습장 문을 열고 닫아야 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500개씩 연습 볼 치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것은 고역이었다”고 말했다. ‘연습벌레’로 유명한 싱의 생활에 맞추면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거의 없어졌다는 불평이다. 렌윅은 지난 97년부터 2000년, 그리고 2003년 하반기부터 다시 싱과 함께 일해왔으며 3차례의 메이저대회 우승, 지난해 PGA투어 9승 가운데 7승을 합작한 ‘명 보좌관’이다. 지난해 그는 싱이 1,000만달러가 넘는 상금 수입을 올리면서 100만달러 이상의 거액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 들어 싱은 PGA투어 개막전인 메르세데스챔피언십에서 렌윅 대신 개인 트레이너이자 친구인 제이 디오비살비와 함께 나서 막판에 우승을 놓쳤고 이번 주 소니오픈에서는 이전에 그의 캐디를 맡았던 폴 테소리에게 백을 맡길 예정이다. ‘골프여왕’ 박세리도 최근 지난 4년간 호흡을 맞춰왔던 ‘콤비’ 콜린 칸(영국)과 결별했다. 칸은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16승을 올린 뒤 박세리와는 2001년부터 14승을 일궈낸 LPGA투어 정상급 캐디. 박세리와 칸은 지난해 부진을 겪으면서 자주 의견 충돌을 겪었으며 특히 칸이 지난달 LPGA 퀄리파잉스쿨을 수석으로 통과한 미국여자아마추어 랭킹 1위 출신 폴라 크리머(18)와 올 시즌 함께 하기로 합의하면서 관계를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아이를 출산한 칸이 임금을 올려달라고 요구한 것도 한 요인이 됐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 11일 미국으로 훈련을 떠난 박세리는 지난해 CJ나인브릿지클래식 때 임시로 백을 멨던 에릭 터스칸(미국)과 호흡을 맞추면서 전담 캐디를 물색할 방침이다. 팔도는 성적 부진으로 캐디가 떠나버린 케이스. 팔도의 ‘14년 보좌관’ 패니 수네손(스웨덴)은 지난달 말 “다른 수익을 찾기 위해 팔도와의 풀타임 캐디 계약을 포기했다”고 결별 의사를 밝혔다. 메이저 6승 등을 함께 일궈내며 세계 곳곳에 팬들까지 두고 있는 여성 ‘스타 캐디’ 수네손은 최근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팔도에게 의존하는데 한계를 느낀 것으로 보인다. 캐디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단짝 캐디와 결별한 이들 스타급 선수들의 올 시즌 성적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련기사



박민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