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8월 30일] "저는 '알몸투시기'가 아닙니다"

최근 인천국제공항에서 언론을 상대로 전신검색기 시연이 있었다. 시연 후 대체적으로 사생활 침해의 문제가 없다는 점에는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전신검색기는 신체의 형상만 모니터에 나타나고 승객 얼굴과 주요 부분은 가려주는 첨단장비다. 늘어나는 신종 항공테러 위협과 서울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인천 등 4개 공항에 설치돼 오는 9월1일부터 시범 운영될 예정이다.

이 전신검색기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 마치 신체의 모든 부분이 그대로 투시되는 것처럼 과장해 'ㅇㅁ투시기'라는 다소 선정적인 용어로 보도하고 있다. 아직 전신검색기를 접해보지 못한 많은 국민과 승객들은 보안검색요원이 신체 전부를 적나라하게 볼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고 불쾌감도 느낄 수 있다.


검색된 이미지는 보관ㆍ출력ㆍ전송ㆍ저장될 수 없도록 했고 격리된 별도의 공간에서 이미지를 분석하는 요원도 검색 대상 승객과 동성(同性)으로 배치하는 등 사생활 보호에 철저를 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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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모든 승객을 검색하는 것이 아니며 승객과 항공기의 안전을 위협하는 소수 요주의 승객만을 대상으로 한다. 기존의 금속탐지기로 탐지가 불가능한 물품을 신체 접촉 없이 6~10초 만에 찾아냄으로써 정밀촉수검색에 따른 승객의 수치심과 불편, 그리고 검색시간을 줄이게 된다.

미국 9ㆍ11 테러와 지난 2009년 성탄절에 발생한 미국 여객기 폭파 기도사건 등은 보안검색의 실패가 주된 원인이다. 분말 및 액체폭약 등 첨단 항공테러가 끊임없이 시도되는 현실에서 전신검색기의 운영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외국 언론도 처음에는 전신검색기를 '네이키드 스캐너(Naked Scanner)'로 표현했으나 지금은 장비의 성능과 취지를 고려해 '풀-보디 스캐너(Full-Body Scanner)'로 표현하는 등 부정적이고 선정적인 용어를 자제하고 있다.

전신검색기는 항공테러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됐으며 어느 나라보다도 철저한 사생활 보호대책과 함께 운영될 예정이다. 따라서 언론에서도 'ㅇㅁ투시기' 대신 '전신검색기'라는 올바른 용어를 사용해 국민이나 승객들에게 불필요한 오해와 부정적인 선입견이 유발되지 않도록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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