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골프] 잇단 상처 라이더컵 '폐지론' 까지

『 다시는 라이더 컵의 주장을 하고 싶지 않다.』(〃미국팀 주장 벤 크렌쇼)미국과 유럽팀 대항전인 라이더 컵이 지난 27일 막을 내렸지만 양측은 이 대회에 모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대회 참가선수들은 물론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라이더컵 무용론」이 고개를 들고 있을 정도다. 3라운드 17번홀에서 저스틴 레너드가 13.5㎙짜리 버디퍼팅을 성공함으로써 미국팀의 우승이 거의 확실해지자 미국 선수들이 캐디, 부인들, 심지어 경기위원들과 함께 그린으로 달려가 올라사발의 퍼팅라인을 밟아버린 몰상식한 매너는 라이더컵이 더 이상 명예로운 대회는 아님을 드러냈다. 이에 양식있는 미국과 유럽의 골프팬들은 「골프정신을 망가뜨리는 대회는 없는 것이 낫다」며 대회폐지까지 주장하고 있다. 경기를 마친 뒤 고국으로 돌아간 유럽선수들은 경기도중 미국 관중과 선수들이 보여준 몰상식한 행동들을 성토하며 대회 불참을 고려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유럽팀 주장 마크 제임스는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수들 대부분이 라이더컵 참가에 회의를 느꼈다』며 『관중들을 철저히 통제하지 않는다면 이 대회는 주먹다짐을 하는 싸움터가 될 것이다』고 걱정했다. 제임스는 유럽팀 선수들은 퍼팅할 때나 샷할 때 미국팬들로부터 야유를 받은 것은 보통이었으며, 벙커에 빠지거나 숏 퍼팅을 놓쳤을 때 환호하는 미국팀 갤러리들 때문에 도저히 경기를 하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제임스의 아내는 미국 관중이 침을 뱉는 바람에 혼비백산했고, 70세의 콜린 몽고메리 아버지는 마지막날 경기를 보기 위해 스코틀랜드에서 미국까지 건너갔다가 미국팬들의 맹목적인 응원과 비난을 참다못해 아예 플레이를 보지 않은채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 몽고메리는 이번 대회에서 미국 골프팬들로부터 가장 심하게 시달렸으며 아버지가 옆에 있었던 그 날도 아버지와 스코틀랜드를 빗댄 욕설을 듣고 있었다고 전했다. 대회 승리의 기쁨도 잠시뿐, 미국팬들의 몰상식한 매너로 시달렸던 미국팀 주장 벤 크렌쇼는 『일단 사과한다』고 하면서도 『유럽에서 대회를 할 때도 관중들이 야유를 보낸다. 이 대회는 성격상 갤러리들이 상대팀 선수들에게 배타적일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유럽팀의 불만에 역시 볼멘소리다. 크렌쇼는 『일년 내내 선수들에게 전화해 설득하고 독려하고, 대회기간중에는 밤잠도 못자면서 긴장하고, 대회가 끝나면 욕이나 실컷먹는 라이더컵 주장은 두번 다시 하고 싶지 않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크렌쇼는 대회전 젊은 선수들이 출전료 인상을 요구하며 대회 참가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 한차례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라이더컵 주최측은 올 대회를 교훈삼아 오는 2001년 영국대회와 2003년 미국대회에서는 갤러리들에 대한 규제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약속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다음 대회에는 골프장에도 훌리건이 등장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김진영기자 EAGLEK@SED.C0.KR 99라이더컵이 미국 골프팬들의 극성스런 자국팀응원과 선수들의 매너없는 행동 때문에 두고두고 말썽이 되고 있다. 미국팬들은 유럽참가자들의 등뒤에서 욕설을 퍼붓는가하면 유럽팀이 퍼팅도 끝마치지 않았는데 마구 그린을 밟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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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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