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070 인터넷전화, 똑똑한 개인비서역할 '톡톡'

'콜매니저' 활용 클릭 한번으로 통화기능등 부가서비스 많고 설치비 싸 기업들에 인기


지난 9월 서비스에 들어간 070 인터넷전화가 ‘통신 혁명’을 가져오고 있다. 아직은 서비스 초기 단계라 가입 신청자가 그리 많지 않지만 다양한 부가서비스 기능을 통해 기존 전화에 비해 훨씬 편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직 일반 소비자들이 인터넷전화에 느끼는 ‘거리감’이 만만치 않은 데다 홍보도 충분치 않은 탓에 일반인들의 인터넷 전화 사용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기업들 사이에서는 인터넷 전화의 ‘위력’이 널리 알려지면서 도입을 추진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070 인터넷전화는 말 그대로 인터넷프로토콜(IP) 기반의 디지털 전화 서비스다. 전화를 걸고 받는 것은 일반전화와 다를 바 없지만 IP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부가서비스가 가능하다. 사무실 전화에 관한 한 인터넷전화는 훌륭하고 똑똑한 개인비서로도 손색이 없다. 인터넷전화의 장단점을 070 사업자인 삼성네트웍스 사무실에서 체험해봤다. ◇똑똑한 개인비서나 다름없어= 삼성네트웍스의 070 인터넷전화를 쓰려면 PC에 ‘콜매니저’라는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 콜매니저는 PC로 전화기를 손쉽게 제어할 수 있게 해 주는 도우미 프로그램이다. 콜매니저는 사무실에서 흔히 쓰이는 관리 프로그램인 ‘아웃룩’과 연결돼 있다. 콜매니저에서 아웃룩 리스트를 불러들여 협력사 직원을 클릭했더니 이내 PC 옆에 놓인 전화기에서 발신음이 떨어졌다. 상대 전화번호를 일일이 확인해 다이얼을 꾹꾹 누르는 수고를 덜어주는 정도지만 사용장소가 콜센터 같은 곳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하루 수백통의 전화를 고객에게 걸어야 하는 직원들로서는 이보다 더 편리한 기능이 없다. 콜매니저는 아웃룩 뿐 아니라 특정기업 내부에서 쓰는 고객 데이터베이스(DB) 등과도 연결해 줄 수 있다. 인터넷전화는 또 발신자의 전화번호 뿐 아니라 같은 회사 직원일 경우 그 이름까지 액정화면에 표시해준다. 삼성네트웍스의 권영근 과장은 “휴대폰의 편리함에 익숙해져 사무실 전화에 답답함을 느끼던 직장인들이 발신자표시 기능에 큰 만족감을 표시한다”고 설명했다. ◇전화기는 1대, 전화번호는 3개= 콜매니저에는 부재중 걸려온 전화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어 확인 후 즉시 회신이 가능하다. 하지만 중요한 전화를 못 받을까 봐 걱정된다면 ‘동시 착신’기능을 활용하면 된다. 콜매니저에 회의실 전화번호와 휴대폰을 동시 착신 번호로 등록한 뒤 해당 자리로 전화를 걸어봤다. 책상 위 전화는 물론 회의실 전화와 휴대폰까지 3대의 전화가 동시에 울려댄다. 휴대폰으로 전화를 받자 다른 두 곳의 전화는 곧 잠잠해졌다. 직원이 몇 명에 불과한 소호(SOHO) 사무실을 위한 ‘묘책’도 있다. 1대의 전화기를 3명의 직원이 공유해 쓰는 ‘멀티 넘버&링’ 기능이다. 직원들은 자신만의 070 전화번호를 갖고 있다. 각각의 번호로 전화가 걸려올 때마다 다른 벨 소리가 울린다. 따라서 자신에게 걸려온 전화를 혼동 없이 받을 수 있다. 이 밖에 ▦인터넷 PC와 전화기만 있으면 어디서든 자신의 070전화를 쓸 수 있는 기능 ▦미리 설정한 조건에 맞는 전화만 골라 받거나 받지않는 기능 ▦통화 중인 상대방이 수신가능 상태가 되면 자동으로 연결해 주는 기능 ▦자신의 발신번호를 표시하지 않는 기능 ▦전화 수신내역을 e메일로 알려주는 기능 ▦상대방에게 ‘통화중’으로 안내해 전화를 받지않는 기능 ▦부재중일 경우 미리 지정한 추가번호에 순차적으로 전화벨이 울리는 기능 등 셀 수 없이 많은 부가 기능을 갖추고 있다. ◇설치 비용도 저렴해=대부분의 기업들은 전화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사내에 사설교환기(PBX)를 설치해 사용한다. 하지만 070 인터넷전화는 그럴 필요가 없다. 책상마다 나와있는 인터넷선을 ‘IP폰’으로 불리는 전화기에 꽂아주기만 하면 된다. 새로 사무실을 만들 경우에는 인터넷전화를 놓는 비용이 기존 교환기 방식 전화의 약 3분의 2에 불과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단점도 없지는 않다. 무엇보다 10만~40만원대에 달하는 IP폰 가격이 부담스럽다. 국내 중소업체들이 10만원대 이하의 저렴한 제품을 개발 중이어서 기대를 걸어볼 만 하다. 시외전화를 시내전화 요금으로 쓸 수 있고 국제전화도 최대 70%까지 저렴한 반면 시내전화 요금이 3분당 45원으로 일반 유선전화(3분당 39원)보다 다소 비싸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그러나 삼성네트웍스 관계자는 “월 기본료가 2,000원으로 KT 대비 3,200원 저렴하기 때문에 한 달에 시내전화 27시간 이상을 써야 인터넷전화가 KT 전화보다 비싸게 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전화번호가 070으로 시작하는 탓에 060 스팸번호와 오인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도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070 이용하려면 초고속인터넷 가입 IP폰등 장비 구입해야 정부로부터 070 번호를 부여받은 업체는 KTㆍ하나로텔레콤ㆍ데이콤 등 7개 기간통신사업자와 삼성네트웍스ㆍ애니유저넷 등 8개 별정통신사업자다. 현재 상용서비스를 제공하는 070 사업자는 삼성네트웍스와 애니유저넷 등 2개사다. 다른 사업자들은 오는 11월 이후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삼성네트웍스는 현재 기업만 상대로 영업을 하고 있고, 애니유저넷도 가정 가입자는 미미해 기업 고객에 주력중이다. 가정 가입자의 호응이 적은 이유는 아직 070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IP폰을 장만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쓰던 기존 유선전화기를 070용으로 쓸 수도 있지만 이 경우 10만~20만원대의 '게이트웨이'라는 장비를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IP폰 못지않은 비용이 든다. 기업 사무실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다양한 부가기능도 개인에게는 쓸모없는 경우가 많다. 070 인터넷전화에 가입하려는 개인은 애니유저넷 사이버전화국(www.anyuser.co.kr)을 찾아 가입신청을 하면 된다. IP폰 등 장비는 애니유저넷이나 이 회사가 안내해주는 가까운 대리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인터넷 전화를 이용하려면 초고속인터넷 가입해야 한다. 이관석 애니유저넷 상무는 "요금절감 효과가 큰 시외ㆍ국제전화를 주로 이용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아직 070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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