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선진 물류현장을 가다

<상> 스위스의 진화하는 물류창고<br>배송지별로 제품포장···재고 관리까지 '척척'<br>단순 보관·운송 벗어나새부가가치 창출<br>'맞춤형 물류계약'으로 전문화된 서비스

스위스 물류회사인 퀘너앤나겔의 의류전용 물류창고에는 각국에서 공수해온 의류 제품을 보관하는데 그치지 않고 다림질과 비닐 포장작업을 담당하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낸다. 퀘너앤나겔 등‘3자 물류 산업(3PL)’이 활짝 꽃을 피우고 있는 바젤항(아래 사진)은 해상운송시스템과 물류산업이 잘 짜여져 있다.


한국이 동북아 물류중심지로 거듭하기 위해서는 국내 물류기업의 전문화와 대형화ㆍ글로벌화 등이 요구된다. 스위스ㆍ싱가포르 등 해외 선진물류기업의 서비스 현장을 돌아보며 국내 물류산업의 나아갈 길을 찾아본다. 중국ㆍ인도 등 각국에서 생산된 옷가지들이 화주나 배송지에 맞춰 분류된다. 곧바로 라벨과 태그가 붙여지고 자동이송시스템에 올려져 흘러간다. 총 연장 5㎞에 이르는 자동이송시스템을 거치며 옷가지들은 스팀다리미,비닐커버장치 등을 통과해 깔끔하게 포장된 채 창고의 한켠에서 출고를 기다린다. 스위스 취리히에서 승용차로 1시간 거리의 바젤항에 자리한 퀘네앤나겔(Kuehne+Nagel) 의류전용 물류창고. 이곳은 그동안 단순히 물품들을 보관하는 곳으로 여겨지던 물류창고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Value-added)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점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현장이다. 로저 마이어 퀘네앤나겔 의류물류 담당자는 “원재료나 제품의 운송은 물론 화주업체의 재고관리까지 담당하고 있다”며 “모든 과정을 전산처리해 화주가 언제 어디서든 제품의 경로와 재고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물류업체에서 매장에 필요한 제품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배송하는데다 반품까지도 처리하므로 화주로서는 재고관리의 부담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일반기업(화주)은 물류기업과의 이 같은 맞춤형 계약(Contract Logistic)을 통해 자체 물류창고를 갖추지 않고도 매장이나 소비자까지 제품을 전달함으로써 물류비와 배송기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클라우스 헤름스 퀘네앤나겔 대표는 “기존의 단순 운송서비스와는 전적으로 다른 개념인 VAL(Value-Added Logistics) 서비스로 전체 순이익의 20%를 거두고 있다”며 “유럽에서는 제조업체들이 맞춤형 물류계약으로 물류 부문을 아웃소싱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퀘네앤나겔과 마찬가지로 바젤항에 물류센터를 갖고 있는 내추럴(Natural)AG사도 차별화된 물류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는 스위스 물류기업. 3개층에 8,500㎡ 규모의 물류창고를 갖추고 라인강으로 운송돼온 제품이나 원재료를 물류창고 안에 설치된 철로와 도로를 통해 독일ㆍ프랑스 등 유럽 전지역으로 배송하고 있다. 항만(바젤항)과 철도를 곧바로 연결해 배송시간과 비용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국내 광양항과는 대조적이다. 물류센터의 철로시설을 돌아본 뒤 찾아간 곳은 허브캔디로 널리 알려진 리콜라(Ricola) 창고. 원재료인 덱스트로스(dextrose)와 완제품이 빼곡하게 쌓여 있다. 내추럴AG는 덱스트로스의 일부 샘플을 리콜라의 연구소에 보낸 뒤 ‘OK’ 사인이 떨어지면 1톤 단위의 원재료를 실어나른다. 또 완제품도 배송국가나 주문자의 요구에 맞춰 재포장된다. 주타 로스 내추럴AG 홍보담당자는 “창고 내 공간이 제한돼 있으므로 1주일 단위로 원재료와 제품의 재고상태를 점검한다”고 설명하면서 “리콜라와는 20년 이상 거래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리콜라 창고는 다른 물류창고와는 달리 에어컨 시설이 잘 갖춰져 있었다. 제품의 특성상 온도와 습도 조절은 필수조건이기 때문. 내추럴AG측은 스위스 특산품인 초콜릿이나 제약품 등 보관제품의 특성에 따라 12~25도의 온도에 65% 이상의 습도를 유지하는 자동조절장치를 365일 가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창희 무역협회 국제물류지원단 차장은 “스위스의 경우 물류기업이 화주와의 계약을 통해 일정기간 물류업무를 대신해주는 3자물류(3PL)를 통해 물류산업의 선진화를 이끌고 있다”며 “한국도 동북아 물류허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3PL, 맞춤형 계약물류 등 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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