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반 위의 '댄싱 챔피언' 꿈꾸는 오누이

"한국 아이스댄싱의 미래는 우리의 어깨에" 수십개의 스포츠 가운데 예술적인 측면이 가장 많이 섞인 종목은 아마도 피겨스케이팅일 것이다. 스케이트를 신은 채 음악에 맞춰 우아한 몸동작으로 은빛 빙판 위를 자유자재로 미끄러지는 피겨스케이팅에서도 가장 화려하고 기술적으로도 어려운 종목이 바로 아이스댄싱. 피겨 선수 수가 워낙 얼마 되지 않는 국내엔 딱 하나의 아이스댄싱 팀이 존재한다. 국내 유일한 아이스댄스 팀인 김혜민(20.세종대)-김민우(19.계명대) 남매가 제22회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출전, 오랜만에 국제 대회 나들이를 했다. 이들은 16일 밤(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올림피아월드 피겨스케이트장에서 끝난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싱 프리댄스에 14개 팀 가운데 4번째로 나와 연기를 펼쳤다. 누나 혜민양은 발랄한 짧은 흰색 드레스에 팔뚝까지 올라오는 빨간 장갑, 동생민우군은 흰 줄무늬로 포인트를 준 검정색 바지에 흰색 연미복, 빨강 넥타이를 한채 무대에 등장, 준비한 음악에 맞춰 4분30초 동안 갈고 닦은 연기를 펼쳐 경기장을가득 메운 관객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 2003년 아오모리 아시안게임 이래 시니어 대회에 처음 나와 긴장한탓인지 중간에 동생 민우군이 점프를 하다 넘어지는 등 실수가 겹쳐 결국 성적은 14개팀 가운데 최하위인 14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들 남매는 한국 아이스댄싱의 미래가 자신의 어깨에 달려있음을 너무도 잘 알기에 실망은 하지 않는다는 각오. 김혜민은 "이런 큰 대회에 나와 세계적인 선수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것을 배웠다"면서 "10년 가까이 호흡을 맞춰 눈빛만 봐도 상대의 생각을 읽는 남매팀이라는 장점을 살려 앞으로 세계무대에서도 당당히 통할 수 있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이라고 전망했다. 김희진 대표팀 코치는 "세계 무대의 벽이 높긴 하지만 누나의 경우 아이스댄싱을 하기 위한 좋은 체구를 지녔고, 동생은 워낙 표현력이 좋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이 크다"면서 "다만 국내에서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2의 팀이 하루 빨리 창단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들 남매는 아버지 김홍렬씨가 빙상 심판인 빙상가족으로도 유명하다. (인스브루크=연합뉴스) 현윤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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