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제조업체 차입금 7년만에 증가

업체당 평균 10억 늘어…보유현금 98년후 최고 수준<br>韓銀, 5,180社 '2005년 현금흐름' 분석


지난해 국내 제조업체들이 부진한 영업활동으로 당기순이익이 줄면서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차입금을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제조업체들이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수입이 줄었지만 설비투자에는 인색해 기업의 보유현금이 지난 9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총자산 70억원 이상의 외부감사대상 제조업체 5,180개를 분석해 11일 발표한 ‘2005년 제조업 현금흐름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조업체들은 업체당 평균 차입금을 10억1,400만원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기업 차입금이 늘어난 것은 98년 이후 처음이다. 그간 제조업체들은 외환위기 이후 부채 줄이기에 나서 99년부터 6년간 차입금을 순상환해왔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평균 35억원을, 중소기업이 7억4,300만원을 빌려 썼다. 이 가운데 대기업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차입금을 늘렸고 중소기업들은 은행 대출에 의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하락, 국제유가 등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국내 제조업체들이 지난해 한 해 동안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수입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기업들의 영업활동 현금수입은 114억300만원으로 전년보다 25억6,400만원 감소했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75억4,600만원으로 전년보다 14억7,800만원이 줄어들었다. 이처럼 지난해 제조업체들의 수입이 줄어든 가운데 ‘써야 할 돈’도 크게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활동을 위해 쓰는 현금은 전년보다 5억1,000만원 감소했고 재무활동을 위한 현금도 31억여원을 줄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액은 전년의 54억원에서 오히려 늘어난 66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영업을 통한 현금수입이 줄면서 단기 예금상품 등 유동자산을 줄여 부족분을 충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설비투자를 위한 지출액이 감소했음에도 불구, 배당금 지출은 오히려 급증했다. 지난해 배당금 지금으로 유출된 현금은 제조업체 평균 18억3,400만원에 달해 전년의 14억5,100만원에서 4억원가량이 늘었다. 당기순이익이 16.4% 감소하고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현금도 18% 이상 줄었지만 외부 주주 압력에 배당금을 26.5%나 늘린 탓이다. 한편 현금흐름상 기업양극화도 심각해졌다. 대기업은 지난해 한 해 영업활동을 통해 업체당 평균 977억7,000만원의 현금을 벌어들인 반면 투자활동으로 780억8,000만원을 쓰면서 197억원가량을 남겼다. 반면 중소기업은 영업활동으로 번 현금이 19억7,000만원에 그치면서 투자에 쓰인 27억7,000만원조차 충당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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