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동남아 경제불안 심상찮다

比 ‘反아로요’ 확산·泰 관료부패 곤혹등<BR>고유가·내수 부진에 정국불안까지 겹쳐<BR>주가·환율폭락등 경제위기 가능성 제기



필리핀ㆍ태국ㆍ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경제가 심상치 않다. 고유가와 내수 부진이 경제 전반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정국불안까지 겹치면서 경제 불안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국제신용평가ㆍ금융기관들까지 신용 하락을 경고하고 나서 주식시장과 환율이 급속히 하락하는 등 경제위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동남아 국가중 상황이 가장 좋은 않은 곳은 필리핀이다.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의 선거부정 의혹으로 불거진 정치 위기는 내각 각료의 대규모 사퇴에 이어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까지 ‘아로손 퇴진’에 가세하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아키노 전 대통령은 지난 8일 “아로요는 더 이상 국정을 수행할 수 없다”며 “폭력사태로부터 국가를 구하기 위해서라도 대통령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게다가 주요 기업들의 모임인 경영자단체 역시 ‘아로요 사퇴’를 외치고 나서는 등 정국이 극도의 혼미 속에 빠져든 상태다. 태국 역시 전직 관료가 수뢰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9일에는 탁신 치나왓 총리의 부인이 부당한 면세혜택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부패 문제로 시달리고 있다. 태국 상원 부패조사위원회는 포자만 총리 부인이 직계 형제에게 주식을 이전해 주는 과정에서 소득세 탈루 의혹이 제기됐다며 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해 이미 숙타나 전 보건장관의 구속과 경제 침체로 원성을 사고 있는 태국정부를 더욱 궁지에 몰았다. 이외에도 인도네시아는 국영은행인 만디리 은행의 부정대출 조사 과정에서 정치ㆍ경제 거물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국위기는 곧 경제불안으로 나타나고 있다. 태국 바트화는 달러화에 비해 최근 한달간 무려 3% 이상 평가절하됐으며 필리핀 페소화와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역시 2% 가까이 하락했다. 특히 달러화 대비 바트화 환율은 8일 장중 한 때 42.18바트까지 올라 26개월만에 최고치를, 달러화 대비 폐소화 환율도 한때 56.28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주식시장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해 최근 한달간 전고점 대비 10%나 추락했다. 실제로 8일 필리핀 종합주가지수는 1,876포인트로 한달전 전고점인 2,051포인트보다 170포인트 이상 떨어졌고 타이 SEI와 자카르타 증시도 1,147ㆍ693포인트에서 각각 1,110ㆍ641포인트로 떨어졌다. 국제신용기관들과 투자기관들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필리핀의 경우 신용평가기관인 피치가 “아직 신용등급을 조정하지는 않겠지만 (현재의 상황이)우리를 우려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고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도 “정치적 불안정이 계속될 경우 신용전망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태국도 사정은 마찬가지. ABN암로는 태국이 고유가와 정국 불안으로 고통을 받을 것이라며 올해 성장 전망치를 기존의 4.5%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한편 필리핀과 태국은 경제가 위기국면으로 치닫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필리핀 중앙은행은 환율 하락을 막기 위해 지준률을 19%에서 21%로 높일 방침이며 태국 역시 대규모 투자프로젝트를 포함한 단기 부양책 마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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