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금형 '황금시장' 인도로 몰려간다


플라스틱 사출용 금형업체인 태성정밀의 김해공장 직원들은 요즘 해외에서 밀려드는 주문량을 맞추느라 남들처럼 여름 휴가를 가기도 쉽지 않다. 연초부터 인도에서 자동차 및 전자제품용 금형 주문이 쇄도하다 보니 조업시간을 늘려도 수출물량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맘놓고 쉴틈이 없을 정도다.

덕분에 이 회사가 당초 세웠던 연간 수출 목표치도 이미 지난 3월에 훌쩍 넘어버렸다. 고정민 해외영업팀 과장은 “인도 바이어로부터 공급량을 늘려달라는 요구가 쇄도하고 있다”며 “바쁜 일정 탓에 휴가를 아예 포기할까 고민하는 직원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최근 들어 인도가 국내 금형업계의 새로운 황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도정부가 산업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면서 금형 등 제조기반제품의 수요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데다 국산 금형의 품질수준과 가격경쟁력, 빠른 납기 등이 현지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1월 발효된 한ㆍ인도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덕택에 관세 인하효과를 노린 현지 바이어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금형업계의 선두주자인 나라엠앤디는 지난 상반기 인도에서만 40억원 가량의 주문을 받으며 인도 수출량이 지난해보다 약 30% 증가했다. 플라스틱사출 금형의 경우 지난해 15건에 머물렀던 인도 주문이 이미 20건을 넘어섰으며 자동차와 전자업종 등에 걸쳐 고른 증가세를 보인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정남화 상무는 “인도 수주는 상반기 전체 수주금액의 10%에 해당하는 규모로 전체 거래업체를 고려할 때 비중이 상당히 높아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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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잇따라 신규거래처를 확보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컴버스텍의 경우 올해 인도 그룹사인 LNT 계열 단조업체에 가열로 등 6대의 공업로를 수출하는데 성공하며 인도시장에 처음으로진출했다.

실제 기계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말까지 일반기계의 인도 수출액은 총 7억7,4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4억5,800만 달러)에 비해 69.1%나 급증했다. 진흥회 관계자는 “전체 국가에서 인도가 차지하는 비중도 3.4%에서 3.7%로 높아지는 등 대인도 수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산업의 기초가 되는 금형이나 가공공작기계, 펌프 및 압축기 등이 수출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제조기반 품목의 인도수출 활기는 최근 인도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며 산업 투자가 늘어나는 데 따른 것이다. 코트라 아대양주 박민준 과장은 “현재 인도는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해외 행사를 유치하는 등 사회전반의 인프라 구축 투자가 한창 진행중”이라며 “산업분야에서는 특히 자동차나 발전분야 등 제조기반투자 수요가 높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올초 발효된 CEPA효과가 내년부터 본격화되면서 제조기반 제품의 인도수출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금형업체 관계자는“인도 업체로부터 꾸준히 신규 견적요청이 들어오고 있다”며 “현지 업체관계자는 CEPA로 인해 품질좋은 한국제품을 중국산 보다 싸게 살 수 있게 된다면서 인도 시장에 진출할 좋은 기회라고 조언하기도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인도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 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코트라는 기계 등 제조기반 분야를 대상으로 30여개의 현지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으며 기계산업진흥회도 오는 9월8일 BGR에너지 등 인도의 대형 에너지플랜트업체를 초청해 국내에서 수출상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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