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놓은 8.31대책의 향후 효과에 대해 전문가들과 시장의 반응은 아직 냉담한 편이다.
투기수요를 잡고 실수요 위주로 시장이 재편된 성과는 인정하지만 인기지역과비인기지역의 양극화가 심화되며 서민들의 피해만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청약시장은 판교 분양과 청약제도 개편 추진 등으로 반짝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이나 지방은 공급과잉과 공공택지 전매제한 강화로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양극화 심화 우려= 전문가들은 세금 강화와 규제 일변도의 8.31대책 때문에인기지역과 비인기지역, 소형과 중대형간의 가격차가 점점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강남권 등 인기지역은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2주택자 이상 보유자의 양도세 강화로 비인기지역을 팔고 강남권의 중층 재건축이나 중대형 일반아파트 한 채로 합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특히 강남 주택 매수자가 대부분 실수요자여서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양도세.종합부동산세 등 높아진 세금이 고스란히 매매가에 전가되는부작용도 우려된다.
8.31후속 대책 가운데 하나인 재건축 개발부담금도 결국 강남권 가격 상승세만부추길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연세대학교 김갑성 교수는 "재건축 사업을 억제할수록 강남지역 주택 공급 부족에 따른 불안심리만 키워주는 셈"이라며 "차라리 재건축을 풀어주고 개발이익을 제대로 환수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휴앤파트너스 박순신 사장은 "재건축 연한이 강화되고 개발부담금이 부과되면해당 단지는 잠시 약세를 보이겠지만 이를 적용받지 않는 단지는 반사이익을 보는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북은 도시재정비촉진 특별법, `U턴 프로젝트' 등 자체 개발 호재로 용산,뚝섬 등 인기지역의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강북 비인기지역과 수도권 외곽 등지는 매물이 늘고 수요는 줄어 약세를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RE멤버스 고종완 소장은 "국민의 눈높이가 높아져 새 아파트, 중대형, 고급 주택 위주로 가격이 오르고, 비인기지역과 소형 평형은 점점 하락할 것"이라 말했다.
2007-2011년 입주할 수도권 2기 신도시도 양극화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판교와 송파신도시는 임대주택이 절반이나 배정돼 강남 수요자 입맛에 맞지 않고, 나머지 파주, 김포 등은 상대적으로 입지여건이 떨어져 수요층이 두텁지 못하다는 것이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연구실장은 "2기 신도시가 전국 평균 집값은 잡을 수 있어도 정부가 의도하는 강남 집값을 잡기에는 미흡하다"고 말했다.
◇신규 분양도 차별화= 청약시장은 3월 판교 분양을 계기로 서울, 용인, 성남등 수도권 일부 지역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중심복합도시 인근이나 충남 아산 탕정 삼성LCD단지 인근 충청권 시장도 청약예정자들이 몰릴 전망이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정부가 청약제도 개편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유주택자나 세대원이 적은 젊은층이 청약에 가담할 것"이라며 "이 때문에 인기지역은 고분양가 전략을 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방 분양시장은 공공택지의 전매제한 기준이 5-10년으로 강화되면서 침체가 우려된다. 부산, 대구 등 광역시는 이미 공급 과잉으로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W건설 관계자는 "지방 택지지구는 실수요자도 모자란데 수도권처럼 몇 년 동안이나 재산권 행사를 막는다면 분양받을 사람이 없어 사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말했다.
◇내집마련 시기는= 전문가들은 먼저 8.31후속 대책이 발표될 3월말부터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일(6월 1일) 전인 5월말까지를 내집마련의 적기로 꼽는다.
부동산퍼스크 곽창석 전무는 "양도세가 중과되는 2007년에는 인기지역의 매물은더 줄어들 것 같다"며 "강남 등 인기지역의 주택을 사려면 지금부터 발품을 파는 게좋다"고 말했다.
수도권 외곽 등 비인기지역은 오히려 기다리는 게 유리하다. 주택수를 줄이려는사람들이 발전성이 낮고 양도차익이 적은 비인기지역 부터 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지역은 시세차익이 낮아 여유자금이 적은 실수요자만 관심을 가져야 한다.
새 아파트는 적극 청약해 볼 만하다. 올해 판교신도시를 비롯해 하남 풍산, 김포 장기, 화성 향남 등 수도권 알짜 택지지구의 분양이 봇물을 이룬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원가연동제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분양가가 떨어지지않을 것 같다"며 "자금계획을 잘 세워 인기지역 위주로 청약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