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우리 아이도 도박중독 될라"

'바다이야기' 사태후 학부모들 걱정 태산… 청소년 5명중 1명 인터넷중독 위험 증세

최근 바다이야기 사태로 '도박 중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녀들의 '인터넷 중독'에 대한 학부모들의 걱정도 늘고 있다. '바늘도둑이 소도둑'이 되는 것처럼 어렸을 때의 인터넷 중독이 '도박 중독'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지난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의 20%가 인터넷 중독의 잠재 위험군에 노출돼 있다. 5명 중 1명꼴로 인터넷 중독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이중 5%는 치료가 시급한 인터넷 중독 환자로 나타났다. 이들 인터넷 중독 청소년들이 즐겨 찾는 인터넷 게임 사이트에서는 포커나 고스톱 등 성인 오락물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현금이 아니더라도 사이버머니를 통한 도박행위가 가능하며 사이버머니를 얻는 방법이 우연과 불확실한 확률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청소년들의 '사행심'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일부 롤플레잉게임에서의 현금 '아이템 거래'는 폭력과 사기 등 범죄행위로까지 번져나간 바 있다. 사정이 이렇자 학부모들은 최근 '바다이야기' 사태와 맞물려 인터넷 중독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아이가 인터넷 게임에 빠져 있지만 나이가 들면 좋아지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최근 바다이야기 사태를 보면서 겁이 났다"며 "치료를 통해서라도 지금 아이를 바로잡지 않으면 나중에 도박 중독자라도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다른 학부모는 "아이가 부모의 카드 비밀번호를 몰래 알아내 수십만원의 사이버머니를 사들인 적이 있다"며 "상담센터를 찾아도 봤지만 아이가 치료를 병적으로 거부하고 있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인터넷 중독 환자들은 자기 자신이 중독된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도박 중독자와 유사한 행동 패턴을 보인다는 점에서 학부모들의 걱정이 더해진다. 최근 한국 청소년위원회가 주최한 인터넷 중독 치료 캠프에는 청소년위원회가 전액 비용을 부담하고 40명의 인터넷 중독 환자들을 설득해 캠프를 열었으나 실제 참가인원은 12명에 불과했다. 청소년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 중독 청소년들이 불과 3일 동안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사실에도 괴로워했고 자신의 중독현상을 대부분 인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영선 한국청소년상담원 선임상담원은 "어렸을 때 인터넷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게임 속 세계에서의 불법행위가 현실로까지 번질 수 있다"며 "인터넷 게임 안에서의 사이버머니, 아이템 거래 등에 대해 학부모도 자세히 알아둘 필요가 있고 힘들 때는 즉시 상담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