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 석학들] 엇갈리는 21세기 전망

새로운 세기를 눈 앞에 두고 석학들의 21세기 전망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영국의 BBC와 미국의 CNNFN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학자별로 입장에 따라 낙관론과 비관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인터뷰에 응한 경제전문가와 학자들 모두 기술발달이 인류의 삶과 사회구조를 급격히 변화시킬 것이라는 데는 동의하고 있지만 그것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서는 상반된 결론을 내렸다. 스커더 켐퍼 인베스트먼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모린 앨린은 기술혁명으로 다음 세기가 인플레이션이 없는 영구호황의 시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녀는 평판 디스플레이, 나노(극미세)기술, 유전공학의 발달 등에 힘입은 유례없는 생산성 증대와 생활수준의 향상이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경기순환이란 개념 자체가 사라져버릴 것으로 예상했다. 낙관론자들은 기술의 발달이 개인의 사회경제적 영향력을 높이고 인류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평등을 가져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개인들의 정보접근이 용이해지면서 소비자, 투자자, 종업원으로서 누리는 지위가 더욱 확대된다는 것. 이들은 위성을 통한 통신서비스가 본격화하면 산업기반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저개발국도 생산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20세기 최대 발명품인 인터넷의 개념 자체가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야후 인터넷라이프의 편집장인 스콧 알렉산더는 『아직까지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별도 장비와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장래에는 냉장고가 스스로 필요한 물품을 주문 하는 등 인터넷이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것』이라며 인터넷의 종언을 역설했다. 반면 생명공학기술의 발달은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격차를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대시키리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생명공학자 리 실버는 『인류가 유전자를 조작할 수 있게 되면 날 때부터 우성인간과 열성인간이 결정되는 시대로 접어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의 차이가 바로 능력의 차이로 이어진다는 주장이다. 기술의 발달은 무기개발 능력의 확대도 동시에 의미한다. 미래학자인 이언 피어슨은 『원자 수준에서 물질을 조작하는 극소기술의 발달로 공기중을 떠다니다 공격대상을 완전히 분해해버리는 무기가 나타날 것』이라며 보이지 않는 전쟁과 테러가 21세기에 만연할 것으로 전망했다. 새로운 독점기업의 출현이 가속화할 것이란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첨단기술을 가진 기업이 군소업체들을 도태, 흡수하면서 시장지배력을 확대시킨다는 것. 사이버코프의 창업자이자 사장인 필립 버버는 『이미 금융부문에서 시작되고 있는 독점화 경향이 산업 전반에 걸쳐 일어날 것』이라며 소수기업이 생산의 대부분을 장악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호정기자GADGET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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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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