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벤처기업 활성화/서정대 중기연 연구위원(여의도 칼럼)

나무만 보지말고 숲을 보라는 말이 있다. 사물을 좁은 눈으로 보지 말고 시야를 넓혀 거시적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한 나라 경제가 산이라면 숲 뿐만 아니라 나무도 살피는 미시적인 사고도 필요하다. 숲속의 큰 나무들은 대기업이며 작은 나무들은 중소기업에 비유할 수 있겠다. 우연인지 몰라도 선진국에 가보면 조림사업을 잘 해서 그런지 큰 나무들은 잔가지를 치지않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뻗어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산에는 그런 나무들이 별로 눈에 띄지않고 큰 나무들이 예외없이 가지를 많이 치고 있다. 멀리서 쳐다보면 그럴듯한 숲을 이루고 있으며 수십년전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울창해 보인다. 그러나, 막상 자재로는 쓸만한 나무가 없어 거의 수입해서 쓰고 있다. 큰 나무가 지나치게 가지를 많이 치게되면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마찰로 산불이 날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작은 나무들은 햇볕을 보지 못하거나 양분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해 시들거나 죽게 된다. 반면에 큰 나무들이 뿌리를 튼튼히 내리고 위로 잘 자라주면 주위에 있는 작은 나무들은 비바람도 적게 받고 위로는 햇볕도 잘 쬐어 뿌리를 잘 내려 튼튼하게 자라게 된다. 이렇게 이루진 숲은 보기에도 좋고 비바람이 세차게 몰아쳐도 서로 지탱하며 잘 견디어 낼 뿐 아니라 실제 생활에도 다양한 용도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것이다. 이웃 일본은 성공적인 산림정책으로 이제는 목재 수출국이다. 우리나라는 산림정책이 시행되어 온지 30여년이 지났음에도 변변하게 쓸만한 나무가 없는 실정이다. 국유림은 그나마 나은 반면 사유림은 부동산투기 덕분에 사놓기만 하고 돌보지 않은 결과 국유림에 비해 형편없이 황폐해 가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정책도 마찬가지이다. 정책수립도 중요하지만 사후관리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다. 새로운 경제팀이 쓰러지는 고목을 붙들기보다는 새싹을 키우는 데에 힘을 모으겠다고 하였다.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술 및 지식집약적 중소기업의 창업활성화를 통해 이제는 산업구조를 중소기업위주로 급속히 개편한다는 것이다. 작지만 쓸모있는 중소기업들이 많이 태어나고 자라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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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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