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BBC 데이비스 이사장 사임

영국 BBC 방송의 개빈 데이비스 이사장과 그렉 다이크 사장이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정보가 조작됐다는 BBC의 보도는 오보라는 허튼 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고 AP 등 외신들이 29일 보도했다.국방부 무기전문가 데이비드 켈리 박사 자살 사건을 조사해온 브라이언 허튼 경은 28일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정부가 이라크 전쟁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정보기관이 작성한 이라크 WMD 보고서를 과장, 조작했다는 앤드루 길리건 BBC 기자의 보도는 "근거 없는 것(unfounded)"으로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허튼 경은 이어 BBC는 이런 오보가 나가는 과정을 통제하지 못했으며 정부의 항의가 있은 뒤에도 이를 바로잡지 못하는 등 보도제작 시스템 자체에 `결함`을 갖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데이비스 이사장에 뒤이어 사임을 발표한 다이크 사장은 "나의 사임으로 이번 사건이 일단락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보고서 발표 후 토니 블레어 총리는 29일 BBC의 공식 사과를 강하게 요구했고 BBC 이사회는 "BBC의 잘못을 전적으로 인정하며 이에 사과한다"고 밝혔다. 영국 언론들은 그러나 허튼 보고서가 토니 블레어 정부의 과오를 두둔하고 BBC 방송을 비난해 여론을 호도했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우파성향의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정의?`라는 제목으로 "허튼 보고서가 BBC 방송의 선과 정부의 악이라는 맥락 안에서 사실을 구축하는데 실패했다"며 "영국민들에게 큰 해를 끼쳤다"고 보도했다. 좌파성향의 가디언지는 BBC 방송의 기사는 "틀린 것보다는 맞는 것이 많다"며 허튼 경의 보고서는 "접근방식과 논조가 순진하다"고 폄하했다. 길리건 기자는 지난해 5월29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블레어 정부가 전쟁을 정당화하려고 이라크가 45분 이내에 WMD를 배치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정보기관 보고서에 삽입할 것을 지시하는 등 정보를 조작했다"고 보도해 파문을 일으켰다. 켈리 박사는 의회 청문회가 열리는 등 파문이 확산되는 와중에 자신이 취재원이라는 사실이 공개되자 자살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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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유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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