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하나銀, 지주사 설립 행보 가속

자사주 200만주 테마섹에 매각 지분정리<br>보험·증권·카드등 非은행 부문도 강화<br>자산 건전성 개선… 주가 중장기 긍정적

하나은행이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선 테마섹 등에 자사주 매각을 통한 지분정리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보험ㆍ증권ㆍ카드 등 비은행권 영업강화를 위해 선진 금융기관과의 전략적 제휴 고려와 함께 코오롱캐피탈의 지분인수를 추진하는 등 지주회사 출범을 위한 노력들이 다각도에서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사주 매각을 통한 전략적 제휴는 선진 금융기관의 노하우를 직간접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동시에 은행의 자산 건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1석2조의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자사주 매각 속도 붙나= 22일 하나은행은 개장 전 시간외 대량 매매 형식으로 테마섹과 자사주 200만주(주당 2만4,000원)를 매각하는 거래를 체결했다. 이로써 테마섹은 종전 지분 8.27%에서 이날 추가로 1.04%의 지분을 늘림으로써 지분 9.31%로 하나은행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하나은행의 자사주는 8.68%로 줄어들었다. 금감원의 승인 내용에 따르면 테마섹은 앞으로 하나은행의 지분을 9.99%까지 늘릴 수 있으며 이럴 경우 앞으로 140만주 가량을 추가로 취득해야 한다. 이에 앞서 국내 일부 언론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하나은행과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이 자사주 매각 등을 통한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하나은행은 21일 조회공시를 통해 “선진 금융기관과 전략적 제휴를 고려하고 있지만 SCB와 구체적으로 진행 중인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업계 소식통들은 이에 대해 “하나은행뿐만 아니라 국민은행 등도 해외 금융기관과 전략적 제휴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며 “오는 2005년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목표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하나은행의 경우 외국계 기관들도 전략적 제휴 파트너로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조병문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만일 SCB에 자사주를 매각한다면 매각 가격이 관건이 될 것”이라며 “현 주가수준(2만2,600~2만2,800원)에서 매각이 이뤄진다면 씨티그룹의 한국시장 본격진출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하나은행의 소비자금융업무에 실보다 득이 많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자산건전성 개선될 듯"= 전문가들은 하나은행의 자사주 매각이 향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은행들의 주가를 짓누르고 있는 자산건전성이 자사주 매각을 통해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다는 것. 자사주는 대차대조표상 자본조정 항목에 차감으로 계상되기 때문에 자사주를 처분할 경우 자기자본비율이 개선되는 등 자산건전성이 좋아지게 된다 . 특히 자사주 매각을 통해 마련된 자금은 하나은행의 목표인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위해 쓸 수 있는 시드머니(Seed Moneyㆍ종자돈)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진창환 제일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대부분의 은행들의 골칫거리인 자산건전성이 개선될 수 있어 주가에는 중장기적인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테마섹의 지분 인수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외국인들의 포트폴리오 조정에 따른 일시적인 수급 공백이 생길 수 있으나 큰 걱정거리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용카드 및 가계대출 위험도 등에 있어서도 시중 여타 은행들보다 안전하기 때문에 이익의 변동성이 낮고 실적이 꾸준하다는 것도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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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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