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현대家 수난시대?

현대산업개발도 거액 비자금 조성 의혹<br>■ 검찰, 브릿지증권 압수수색

현대차그룹의 형제 그룹인 현대산업개발에도 거액의 비자금 조성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검찰이 지난 99년 현대산업개발 소유 고려산업개발(현 두산산업개발)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편법매각 의혹과 관련, 거래 상대방이었던 브릿지증권을 29일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에 대한 비자금 의혹 수사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검찰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BW 매각과 관련해) 정 회장의 의심되는 계좌 거래가 있어 당시 거래 상대방인 브릿지증권을 압수수색하게 됐다”며 “비자금 조성 여부와 규모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의 발단은 세간에 화제가 됐던 ‘거물 브로커 윤상림’ 사건에서 비롯됐다. 검찰 조사과정에서 윤씨가 진승현 게이트로 유명한 진승현씨에게 의심쩍은 돈 1억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고 이 자금은 정 회장이 진씨에게 문제의 BW 매각과 관련해 건넨 15억원의 일부라는 소문이 있어왔다. 문제의 BW 매각 의혹의 개요는 이렇다. 99년 진승현(구속) 전 MCI코리아 부회장이 현대산업개발이 보유한 고려산업개발의 BW 550만주를 주당 150원에 넘겨받아 자신이 대주주로 있던 리젠트증권(현 브릿지증권)에 주당 1,200원에 매각함으로써 생긴 차액 63억여원 중 50여억원을 현대산업개발 측에 넘겨줬다는 것이다. 검찰이 이번 BW 거래 조사과정에서 현대산업개발 측의 또 다른 비자금 조성 여부를 밝혀낼지도 주목된다. 현대산업개발→MCI코리아→리젠트로 이어지는 삼각 거래를 통해 정 회장 측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이러한 의혹에 대한 불법 여부를 밝히겠다는 입장이었고 이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브릿지증권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윤상림 브로커 사건을 수사하면서 문제의 거래가 의혹으로 제기돼왔다”며 “워낙 윤상림 수사량이 많아 이제야 압수수색하게 됐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현대차나 현대산업개발 비자금 의혹은 전혀 다른 별개의 사건에서 파생된 사건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현대차는 국가청렴위의 국회의원 뇌물 고발사건이 발단이 됐고 현대산업개발은 법조 브로커 사건인 윤상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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