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천안연수원 등 매각 검토/김대중후원회 100억 달성 성과/이인제100만인에 모금편지 추진올 대선에서 바뀐 선거풍토중 하나는 각 후보와 정당이 선거자금을 마련하느라 진력하는 모습이다. 개정 선거법과 정치자금법에 따라 각 대선진영마다 쓸 수 있는 법정선거비용은 3백10억원. 선거자금을 대폭 상향조정해 음성적인 자금의 흐름을 막겠다는 취지였으나 금권선거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각 후보마다 법정한도금액도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본격적인 선거전을 대비, 「실탄」을 모으기 위해 각종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지만 여의치 않는 모습이다.
○…신한국당은 이회창 총재까지 자신의 구기동 자택을 팔려고 내놓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으나 허덕이고 있다.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갈 경우 방대한 조직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선거자금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당 안팎의 이야기다. 여당 조직은 돈이라는 동력에 의해 움직여왔다는 것이 통설이다.
이 때문에 12일 고위대책회의에서도 당사와 천안연수원 매각문제가 제기되는 등 대선자금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최병렬 선대위원장은 『지구당 조직활동비를 한푼도 내려보내지 못한 상황에서 당사나 천안 연수원 매각문제도 검토해 봐야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급랭한 상태이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점에서 당사나 연수원을 살 기업이 없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지난 6일부터 시작한 특별 당비 모금운동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의원 68명도 두달치 세비를 당비로 내기로 약속했으며 총장직 사태 후 일선에서 후퇴한 강삼재의원도 가세했다. 이와함께 당원들에게 독려서한도 발송했으며 독촉편지도 보낼 계획이다. 민주당과 합당이 이뤄지면 대규모 후원회도 개최하고 몇차례 신문광고를 통해 자발적인 모금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국민회의는 김대중 총재의 지지율 1위 고수로 다소 형편이 나은 편이다. 12일 열린 후원회도 아예 잠실 올림픽 체조경기장을 이용했다. 후원금도 당초 20억원을 목표로 했다가 1백억원으로 상향조정했으며 이도 쉽게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국민회의 주변의 이야기다.
특히 이날 후원회는 김대중 총재, 김종필 총재, 박태준 의원이 「DJT」 3인연대 선언 이후 공식적으로 한자리에 모여 세를 과시했다. 또 통추의 김원기 대표를 비롯한 통추 입당파 인사들도 참석한 것을 비롯 1만여명 이상이 참석, 선거자금 모집 뿐만 아니라 선거운동으로서도 한몫했다.
여기다 2억원까지 후원할 수 있는 법인들의 후원을 얻기 위해 국내 3천6백여개 기업인에게 초청장을 발송, 참석 여부에 관심을 모았으나 대부분 직접 참석치는 않고 관계자를 대신 보냈다.
여기다 자동응답전화(ARS) 모금과 서화전도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그리고 국고보조금도 자민련과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 바람에 당초 예상보다 30억원이 늘어난 1백억원이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회의측은 풍족하지는 않더라도 법정선거비용 한도를 채우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신당은 정당사상 최초로 국민들을 상대로 한 편지모금을 실시할 계획이다. 어차피 김영삼 대통령의 신당지원설 등으로 공개적인 자금 모집방법이 필요했으며 이인제 후보의 대중적인 인기를 위한 바람몰이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일단 1백만명에게 모금목적과 은행계좌번호가 쓰여진 편지를 보내 「십시일반」을 호소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박범진 사무총장은 자신의 총선과정에서 편지모금방법이 성공했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추진하고 있다.
중앙당 후원회도 곧 개최하고 신문광고를 통해 신당지원을 호소할 방침이다. 특히 최근 경제관련단체들과의 만남에서 기업인들이 이후보를 호의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판단, 이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이와함께 후보등록 전까지 의원영입을 통해 국고보조를 최대한 이용한다는 전략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국고보조금 지원이 대폭 상승하느냐, 않느냐의 분수령이 될 원내 교섭단체 구성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신당측의 고민이다.<온종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