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에 사는 김미심씨는 요즘 들어 초등학교 2학년인 딸에게 새삼 미안하다. 토요휴업일 실시로 매월 한 차례식 딸아이에게 ‘쉬는 토요일’이 주어지지만 남편과 김씨 모두 딸아이가 쉬는 날에 함께 놀아줄 형편이 안되기 때문이다. 출근 후 아이를 돌봐줄 사람도 없어 김씨는 결국 딸아이에게 쉬는 토요일에도 등교할 것을 권했다. 26일 서울시내 초ㆍ중ㆍ고교에서 처음으로 실시되는 토요휴업일을 앞두고 김씨처럼 저학년 자녀를 둔 맞벌이 부모들의 마음은 썩 편하지가 못하다. 부모와 함께 다양한 체험학습을 할 다른 집 자녀들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그저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서 유익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주기를 바랄 따름이다. 각급 학교에서는 이런 부모들의 상황을 고려해 교과 외 학습을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자체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인근 문화회관이나 복지시설 등과의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서울 마포구 상암초등학교의 경우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년별로 토요휴업일 권장 가정학습 내용을 알려주는 한편 가정학습이 여의치 않은 학생들은 도서관에 모아 독서활동을 지도하기로 했다. 강서구 목동초등학교는 영화감상실과 컴퓨터 교실을 운영하고 도서실도 개방하기로 했다. 또 댄스스포츠ㆍ체스ㆍ하모니카ㆍ한문ㆍ단소 등을 배울 수 있는 토요특기교실도 운영한다. 노원구 덕암초등학교는 선생님과 학생들이 함께 인근 불암산으로 자연학습을 가고 강북구 번동초등학교는 ‘혼자서도 잘해요’라는 주제로 과학과 악기연주ㆍ동요부르기ㆍ독서ㆍ연극ㆍ구슬공예 등 7개 반을 운영한다. 같은 날 토요휴업을 실시하는 부산에서도 등교희망자가 있는 학교마다 독서ㆍ컴퓨터ㆍ축구교실 등 자체 프로그램을 마련해놓았다. 또 지역교육청ㆍ대학교ㆍ자치단체 등도 학생들을 위한 토요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시어린이회관의 과학체험, 남구도서관의 영어동화ㆍ역사배우기ㆍ만들기교실, 동부교육청의 지하철답사 등이 대표적인 예다. 대전에서도 시내 대부분의 학교가 이날 도서관ㆍ체육관ㆍ컴퓨터실ㆍ음악실ㆍ미술실 등 학교시설을 개방하기로 했으며 일부 학교는 자원봉사자나 외부강사를 초빙한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일부 고교는 학생들의 자율학습을 위해 교실을 개방한다. 류제천 서울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장학사는 “토요휴업제 실시로 교사들도 쉬어야 하지만 일부 교사들은 쉬는 날 돌봐줄 사람이 없는 학생들을 위해 출근한다”며 “주5일제 근무와 수업이 사회적으로 완전히 정착될 때까지는 각급 학교에서 토요휴업일 프로그램이 계속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