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채권단이 24일 현대건설에 대한 공동관리를 종결키로 함에 따라 현대건설은 25일부터 자율경영 체제에 들어가게 됐다.
마침 25일은 현대건설 창사 59주년 기념일이어서 현대건설이 채권단으로부터 최고의 '창사 선물'을 받은 셈이다.
그러나 특별약정을 통해 주요 사항에 대한 의사결정은 여전히 채권단의 몫으로 남아 있게 돼 채권단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또 당장 하반기부터는 채권단이 현대건설의 새 주인찾기에 본격 나설 계획이어서 공동관리 조기종결은 또 다른 소용돌이의 예고탄이기도 하다.
◇주주권 행사 등은 여전히 채권단 손에 = 채권단이 현대건설의 공동관리를 조기종결키로 한 것은 현대건설이 완전한 경영정상화를 이뤄 자율경영체제를 구축하게됐다는 점에서 크게 반길 일이다.
2001년3월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간 현대건설은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해 경영정상화에 힘을 기울인 결과 2001년 788.6%였던 부채비율이 작년말 289.4%로 줄었다.
영업이익은 2001년 3천826억원 적자에서 2002년 1천954억원, 2003년 3천71억원,2004년 3천161억원, 2005년 4천362억원 등 매년 큰 폭으로 흑자폭을 키웠다.
2000년말 1천원대였던 주가도 4만8천원대로 올라 주식 시장에서도 현대건설의 경영이 완전 정상화된 것으로 인정해 주고 있다.
채권단 공동관리에서 벗어나게 됨에 따라 현대건설은 대외 신인도도 크게 제고될 전망이며 향후 신용등급의 상향 조정도 예상된다.
아울러 주택사업 등 영업경쟁력이 회복될 전망이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특별약정에 따라 채권단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
영업이나 주요 자산의 양수도, 회사의 합병.분할, 회사조직의 변경과 관련한 계약 체결, 유.무상 증자, 이익 배당 등 주요한 의사 결정은 사전에 채권단과 협의해야 한다. 사실상 채권단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셈이다.
당장 다음달 있을 현대상선의 증자에 참여할 지, 말 지를 결정하는 것도 현대건설이 자유롭게 결정하는 게 아니라 채권단이 결정하게 된다.
◇ M&A 회오리 한가운데로 = 공동관리를 조기종결한 데 이어 채권단이 취할 다음 수순은 현대건설 매각 절차에 들어가는 것이다.
현재 채권단은 현대건설 주식 66%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우건설의 매각이 완료되는 대로 현대건설 매각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채권단이 우선협상대상자를 다음달 말에 선정할 방침이어서 현대건설채권단은 늦어도 7월부터 현대건설 매각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그러나 채권단이 매각작업을 본격화하기에 앞서 벌써부터 현대건설 인수전은 불이 붙었다.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진행되고 있는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의 갈등이 사실은 현대건설을 차지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게 재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현대건설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현대'를 일군 모태가 된 회사로 현대건설을 인수하는 것이 현대의 적통성을 잇는 길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양 측은 세간의 이목에 아랑곳하지 않고 집안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현대그룹에 속한 현대증권도 최근 현대건설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여기에다 채권단이 M&A를 본격 추진할 경우 대우건설 인수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신 기업들도 현대건설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현대건설은 채권단 공동관리에서 벗어나면서 또 다른 소용돌이의 한가운데로 내몰리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