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한정보 직급·부서폐지 「직장파괴」 6개월

◎스피드·책임경영 정착 성과/의사결정 사장-팀장간 직결체제/성과급 팀단위배분 고효율 지향/‘능력주의’ 중압감·개인주의 부작용도『스피드와 책임경영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능력최고주의」의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다.』 새한정보시스템이 「직장파괴」를 도입, 시행한 지 6개월의 결산이다. 이 회사가 지난 4월 도입한 이 제도의 긍정적, 부정적인 면은 경영파괴를 추진하고 있는 많은 기업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직장파괴 내용=기존의 직장개념을 완전히 뒤집는 획기적인 제도다. 과장·부장과 같은 연공서열의 직급이 없어졌고 부서도 사라졌다. 모든 조직은 팀단위로 짜여져 있다. 대표이사 등 2명의 임원을 제외하고 모든 직원들은 퇴사할 때까지 사원신분이며 승진은 없다. 급여는 철저한 능력중심의 연봉제. 퇴직때까지 변하는 것은 연봉뿐이다. 출퇴근 시간과 복장도 자율화했다. ◇긍정적 효과=경영의 속도(스피드경영)가 빨라졌다. 의사결정은 사장과 팀장간의 직결체계. 상부조직없이 팀단위로 조직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축산기술연구소로부터 종축개량과 관련한 전산화를 의뢰받았을 때 예상치 못한 데이터가 필요했다. 지역별 한우 사육현황 등 한우 수급관리 자료의 전산화를 요청받은 것. 해당팀에서 필요인원을 확보하지 못해 다른 팀장과의 협의로 하루만에 인원을 보강했다. 선임, 명령 등 기존의 인사명령 체계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 이때 인원을 지원해준 팀은 축산기술연구팀에 비용을 청구하게 된다. 전체 매출에는 변동이 없지만 팀단위의 매출에는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는 연말 연봉산정때 성과급 평가의 중요한 잣대가 된다. 책임경영의 정착도 큰 성과로 꼽히고 있다. 이 회사에서 개인의 평가는 철저하게 「돈」(연봉)으로 평가된다. 연봉은 기본급과 성과급이 축이다. 성과급은 팀이 수행한 프로젝트의 실적에 따라 팀장과 팀원이 일정 비율로 나눈다. 성과급은 철저한 원가개념으로 결정된다. 팀장의 요구에 대해 회사에서는 어떤 지원도 하지만 이는 팀의 원가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자연스레 「저비용 고효율」을 지향하는 팀단위의 책임경영이 정착되고 있다. 이와함께 끊임없는 자기계발이 필요하고 무사안일은 발을 붙일 수 없다는 게 직원들의 말이다. 각종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자발적 참여도도 높다. 새한은 6개월동안 1인당 50만원 가량의 교육비를 지원했다. ◇부작용=많은 직원들이 「능력주의」에 따른 중압감과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직원들은 『마치 「고3병」을 앓는 것과 같다』고 하소연한다. 이를 이기지 못해 퇴사하는 사람이 있으며 팀이동을 희망하는 사람도 있다. 철저한 개인주의와 동료를 경쟁자로만 보는 게 정서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사원도 있다. 가장 큰 우려는 연말에 있을 연봉책정. 한 직원은 『연봉 산정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한다. 또 직장생활에서 찾을 수 있는 만족감이 일에 대한 보상 외에 없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권구찬 기자>

관련기사



권구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